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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 앙금남았나. 이만수 감독과 만나지 않아

기사입력 2012-09-24 17:39 | 최종수정 2012-09-24 18:07


아직 앙금이 남아있는 걸까.

LG 김기태 감독이 끝내 SK 이만수 감독을 찾아가지 않았다.

지난 12일 잠실 경기서 9회 2사 2루서 투수 신동훈을 대타로 낸 사건은 한국야구위원회의 징계와 이 감독과 김 감독의 통화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24일 인천 SK-LG전은 그날 이후 첫 만남이었다. 보통 양 팀 경기의 첫날 감독끼리 만사 인사를 하는 것이 보통. 사정이 있는 경우 인사를 하지 않기도 하지만 이는 드물다.

경기전 취재진을 만난 이 감독은 "김 감독이 오지 않겠나"라며 "오면 평상시처럼 악수하고 안부 묻고 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 감독에게 가지 않았다.

이 감독은 보통 취재진과 30분 정도 얘기를 나눈 뒤 오후 4시쯤엔 감독실로 돌아가거나 그라운드로 나가 선수들을 지도하는데 이날은 LG 선수단이 도착한 이후까지 덕아웃에서 취재진과 담소를 나눴다. 보통 그 시간에 원정팀 감독이 오고 서로 악수하하며 인사를 한다. 그러나 김 감독은 그라운드는 물론 덕아웃에도 나타나지 않았고, 이 감독은 LG 선수들이 훈련을 시작하는 오후 4시 30분쯤에야 감독실로 돌아갔다.

김 감독은 원정 감독실에서 오후 5시쯤 덕아웃으로 나왔다. 지인과 얘기를 나눈 뒤였다. 취재진이 "2연전의 첫날인데 이 감독에게 인사를 가시지 않냐"고 묻자 "글쎄요…. 꼭 가야하나요"라고 말하며 "(인사할 생각을) 특별히 안해봤다"고 했다. 이날 인사할 타이밍을 놓쳐 다음날이라도 할까 했지만 김 감독의 대답은 "생각안해봤다"였다.

그 사건에 대한 감정은 없다고 했다. "그 일이 있은지 12일이 지났다. 다 끝난 것 아닌가. 그 일로 인해 관계자들과 팬들께는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는 김 감독은 "앙금 같은 것은 전혀 남아있지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평상시 같은 감독간의 인사를 왜 안하려는걸까. "그 전 원정 때도 안가지 않았나"라며 양팀 감독의 인사가 꼭 이뤄져야하는 것은 아님을 말했다.


"지금은 어떤 말을 해도 안좋게 보일 수 있어서 지금은 말을 아낄 때"라고 말한 김 감독은 "혼자 있을 때 극한 마음을 먹는 사람에 대해 이해가 되더라"며 이번 일로 받은 비난에 대한 마음의 상처가 크다는 것을 암시했다.

이어 김 감독은 "내가 보여드릴 것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일 것이다"라며 취재진과의 대화를 끝내고 그라운드로 가 수비 펑고를 치는 등 훈련을 지휘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포토] SK와 다시만난 김기태 감독
LG 김기태 감독과 SK 이만수 감독이 지난 12일 잠실에서 벌어진 '투수 대타 사건' 이후 처음으로 만난다. 경기전 김기태 감독이 이만수 감독과 관련한 취재를 하기위해 몰려든 취재진의 열기에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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