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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김강민 충돌이 대변한 2위 분수령 사직혈투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2-09-18 21:38


2012 프로야구에서 현재 1,5게임차로 2위와 3위를 랭크하고 있는 롯데와 SK의 경기가 18일 사직 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1사 조인성의 좌전안타때 2루주자 김강민이 홈에 쇄도 했으나 롯데 포수 강민호의 블로킹에 막혀 아웃되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1-1 팽팽한 동점. 7회 1사 2루. SK 조인성이 좌전안타를 쳤다. 2루 주자 김강민은 그대로 홈까지 내달렸다.

롯데 수비가 만만치 않았다. 좌익수 김주찬은 빠르고 정확하게 공을 홈으로 뿌렸다. 김강민의 홈에 도달하기 직전, 이미 공은 강민호의 미트에 있었다.

둘은 홈 플레이트 길목에서 그대로 정면충돌했다. 김강민은 넘어졌고, 강민호의 머리는 그라운드에 부딪혔다. 뒤늦게 김강민이 강민호의 머리를 감싸쥐었지만, 이미 충격을 많이 받은 상황. 강민호는 다시 경기를 강행했지만, 한계였다. 2개의 공을 받은 뒤 충격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김강민과 강민호의 충돌은 페넌트레이스 2위 싸움의 최대분수령인 이날 경기의 치열함을 대변했다. 18일 롯데-SK전은 '사직혈투'였다.

사령탑의 포커페이스

경기 전 양팀 덕아웃은 폭풍전야였다. 선수들은 긴장감 속에서 실전을 준비했다.

양팀 감독들은 애써 경기의 의미를 축소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우리가 할 것을 하면 된다"고 했다. 전날까지 2위 롯데와 3위 SK와의 격차는 1.5게임.

롯데 양승호 감독은 SK 2연전에 대해 "1승1패만 하면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일찌감치 밝힌 적이 있다. 즉, 이날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선수들에게 주지 않으려는 의도.


SK 이만수 감독도 마찬가지 입장. 그는 "어차피 한 경기라고 생각한다. 다른 팀과의 맞대결에서도 패하면 충격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상적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팀 감독은 경기 전 반갑게 만나 악수했지만, 폭풍전야의 고요함이었다.

실전은 달랐다

한마디로 혈투였다. 양팀 선수들은 고도의 집중력을 보였다.

두 팀의 수비는 완벽했다. 수많은 호수비가 나왔다. 2회 무사 1, 2루의 상황에서 SK 선발투수 송은범은 호수비로 2루 주자를 3루에서 포스아웃시켰다. 롯데는 3회 3루수 황재균과 6회 1루수 박종윤의 환상적인 다이빙캐치가 나왔다. 두 장면 모두 안타가 됐더라면 실점으로 연결되는 상황.

1-0 롯데의 살얼음판 리드. 6회초 SK가 무사 1, 2루의 찬스를 잡았다. 두 팀 모두 조기에 승부수를 던졌다. 전력을 쏟아부었다. 롯데는 막강한 중간계투진을 모두 출격시켰다. 6회 강영식과 정대현, 7회와 8회 이명우 김성배 최대성을 모두 투입했다. SK도 맞받아쳤다. 6회부터 좌완스페셜리스트 이재원을 비롯해 박재홍 안치용 등을 모두 대타로 투입했다.

2차전이 더욱 중요하다.

결국 SK의 창이 롯데의 방패를 뚫었다. 1-1 동점상황이던 8회초. SK는 2사 1, 2루 상황에서 박재상의 천금같은 좌중월 2타점 2루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SK는 곧바로 박희수와 정우람 등 핵심 필승계투조를 투입, 결국 3대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SK는 이날 승리로 62승3무53패를 기록, 2위 롯데(62승6무52패)를 0.5게임차로 압박했다.

박재상에게 적시타를 허용하자, 롯데 양승호 감독은 기민하게 대처했다. 곧바로 최대성을 빼고, 이정민을 투입했다. 필승계투조를 최대한 아끼겠다는 뜻. 2차전을 대비하겠다는 의미다.

아직도 2위 싸움은 롯데가 유리하다. 무승부(롯데 6무, SK 3무)가 더 많기 때문이다.

2차전이 더 중요해졌다. SK가 2차전을 잡으면 2위 싸움은 안개로 뒤덮인다. 하지만 롯데가 승리하면 매우 유리한 고지에 선다. '사직혈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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