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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에 허리부상까지….'
상황에 따라 이대로 2012년 시즌을 마감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팔꿈치 부상에 허리 부상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18일 한화 구단에 따르면 박찬호는 그동안 팔꿈치 부상 뿐만 아니라 허리 통증이 재발하는 악재를 겪었고 허리치료에 집중하다가 이날 포항 삼성전을 갖는 선수단에 합류했다.
사실 팔꿈치 뼛조각은 대학 시절부터 달고 다닌 고질병이지만 상태가 심각하지 않아 큰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팔과 무릎, 발목 등 관절 부위의 뼛조각이 간혹 통증을 일으키는 증상은 웬만한 운동선수들이 안고 있는 부상이다.
한용덕 감독대행은 지난 10일 박찬호를 엔트리에서 제외하면서 "근육 강화 훈련을 통해 회복 가능한 만큼 올시즌이 끝나기 전에 복귀시켜 선발 등판 기회를 주겠다"며 낙관적인 입장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선수등록 규정에 따라 1군 엔트리 말소 이후 유예기간 10일이 임박했다. 박찬호가 곧 복귀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그동안 재활치료와 체력강화에 집중하느라 피칭훈련을 하지 못한 상황이라 빠른 시일내 등판은 물론 1군 복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허리부상이 재발했기 때문이다. 한화 구단이 그동안 공개하지 않아서 그렇지 박찬호는 1군에서 빠진 이틀 뒤인 12일부터 극심한 허리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호는 지난 7월 21일 올스타전이 열리는 날 허리부상을 하는 바람에 올스타전에 불참했고, 이후 선발 로테이션에서 한 차례 빠진 적이 있다.
당시 병원 검진 결과 단순한 염좌로 밝혀져 일단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다시 재발한 것이다.
박찬호는 13일 삼성전이 우천으로 취소되자 허리 치료를 위해 먼저 서울로 올라왔고 지난 주말 목동 넥센전이 열리는 동안에도 주사를 맞는 등 따로 허리치료에 집중했다. 16일 넥센전이 끝난 뒤 선수단과 동행하지 않고 17일 휴식일을 이용해 서울에 남은 것도 허리 치료때문이었다.
한화 측은 "피로에 감기몸살까지 겹쳐 한때 허리 통증이 심했지만 지금은 상당히 호전됐다"면서도 "일단 선수단에 합류한 박찬호의 몸상태를 지켜본 뒤 복귀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찬호가 뜻밖의 허리부상을 얻은 것은 너무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라는 게 조대현 트레이닝 코치의 설명이다.
조 코치의 설명에 따르면 박찬호는 올시즌 싱커를 구사하는 비율을 높였다. 생존전략이었다. 싱커를 던지려면 팔과 허리를 많이 비틀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허리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게다가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오랫동안 선발로 등판하지 않다가 지난해 일본리그에서부터 두 시즌 연속 선발자원으로 뛰고 있다. 일본리그에서 출전기회가 많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고정적인 선발 등판은 사실상 올해부터다. 한동안 미뤄뒀던 선발 임무를 다시 맡아 전력을 쏟아부으려다 보니 그 나이의 허리가 견뎌내기 힘든 것이다.
조 코치는 "박찬호는 다 알다시피 평소에 젊은 선수처럼 훈련하는 열정이 있다. 이번에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동안에도 너무 열심히 체력훈련을 하는 바람에 허리 과부하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다행히 박찬호의 허리 통증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언제 또 재발할지 모른다. 이제부터 훈련을 재개한다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남은 올시즌 일정이 너무 짧다.
한화 구단이 "박찬호의 몸상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복귀시기를 장담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찬호의 한국 데뷔 첫 시즌이 이렇게 아쉽게 끝나는 것일까. 구단과 야구팬 모두 가슴을 졸이며 지켜보고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