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안이 벙벙했다."(SK 이만수 감독)
"이게 웬 날벼락인가."(LG 김기태 감독)
다들 말을 잇지 못하는 분위기. 넥센 김시진 감독의 전격 경질 소식을 접한 뒤 나온 반응이다.
충격 그 자체였다.
김시진 감독과 절친인 SK 이만수 감독은 17일 "방금 구단 관계자에게 얘기를 들었다. 어안이 벙벙하고 너무나 안타깝다"고 침통해 했다. 그는 "바로 전화를 걸었는데 휴대폰이 꺼져있어 통화가 되지 않는다. 전화로 목소리라도 듣고 싶은데"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롯데 양승호 감독도 마찬가지. 그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감독 목숨은 정말"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판 모든 감독들이 모두 위태롭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LG 김기태 감독도 안타까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구장을 나와 들어가는 길에 갑작스럽게 들었다. 태풍이 왔는데, 이게 웬 날벼락인지 모르겠다. 안타까울 따름이다"라고 덧붙였다.
삼성 류중일 감독 역시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한화 한대화 감독에 이어 넥센 김시진 감독마저 갑작스러운 경질을 당했다. 넥센은 시즌 후반 성적부진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넥센은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킨 팀이다. 게다가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올 시즌은 4강 진출이 어려워졌지만, 내년의 미래는 밝았다.
사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가는 사건이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넥센은 내년에도 희망이 있다. 그동안 팀을 잘 이끌어 왔는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모든 감독들이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타 구단의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하기 어렵다는 뉘앙스와 분위기는 공통점이었다.
KIA 선동열 감독은 "참 우습죠. 어떻게 보면 이게 프로야구 감독들의 현실인 것 같다"고 했다. 류동혁 sfryu@,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