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광주에 내린 비 때문에 KIA와 롯데의 경기가 취소되고 말았다. 이 하루 동안의 비 때문에 롯데로서는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2위 자리를 확고하게 지키는 것을 넘어서 내심 정규시즌 1위 자리까지 노리는 롯데. 어떻게 꼬여버린 것일까.
보통 이렇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경우 팀 분위기는 최고조에 다다른다. 사이클상 점수를 꼭 내야한다는 부담, 꼭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을 떨쳐버린 야수들이 좋은 컨디션을 이어갈 확률이 매우 높다. 상대가 에이스 윤석민이지만 롯데를 상대로는 특히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 올시즌 지난해와는 달리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었다. 여기에 롯데 선발은 8월 이후 완벽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는 송승준이기에 더욱 아쉬웠다.
더블헤더 치른 후 대구 삼성전 원정 부담.
여기에 이어지는 스케줄이 문제다. 삼성과의 원정 2연전으로 경기 후 곧바로 대구로 이동해야 한다. KIA전 2경기를 모두 잡았다 치자. 그렇게 되면 선두 삼성과의 승차 3경기가 더 줄어들 수 있고 삼성과의 2연전을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문제는 피곤하다. 광주에서 대구로 가는 고속도로는 교통사정이 좋지 않다. 밤새 버스로 달려가야 한다. 여기에 이번 연전은 화-수-목요일이 아닌 수-목-금요일 3연전이었다. 보통은 주중 3연전 후 이동, 다음날 오후 6시30분 경기를 치르지만 이번만큼은 곧바로 주말 오후 5시 경기를 치러야 한다.
꼬인 선발 로테이션. SK전 대박 노렸는데….
롯데 양승호 감독은 "주말 삼성보다는 다음 주중 SK 2연전을 승부처로 삼겠다"고 말해왔다. 그래서 일찌감치 선발 로테이션도 SK전을 노렸다. 13일 송승준, 14일 유먼이 나선 이후 삼성과의 2연전은 사도스키와 이정민 또는 진명호가 나설 예정이었다. 그렇게 되면 18, 19일 각각 4일씩을 휴식한 송승준과 유먼이 SK를 상대로 선발등판할 수 있었다.
문제는 13일 경기가 취소되며 14일 송승준, 유먼이 나란히 더블헤더 경기에 등판하게 됐다는 것이다. 더블헤더 1차전 경기 결과에 따라 유먼의 등판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두 사람이 선발로 나선다. 그렇게 되면 두 사람 중 1명은 휴식시간이 모자라 SK전에 나설 수 없게 된다. 일단 주말 삼성과의 경기는 15일 사도스키가 나서고 16일 경기에는 이정민 또는 진명호가 선발로 던진다. 18일 SK와의 첫 경기에는 고원준이 등판할 가능성이 커진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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