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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넘어라.'
올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바라보고 있는 강적 삼성이다.
현재 7승8패를 기록중인 류현진은 남은 경기에서 3승을 추가해 10승 고지에 오르는 것을 당면과제로 삼고 있다.
국내 최고 에이스로 올시즌 이후 미국 진출을 꿈꾸고 있는 그에게 데뷔 후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 기록은 상징적인 의미를 떠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19경기를 남겨둔 한화에서 류현진이 앞으로 등판할 수 있는 기회는 4∼5차례 정도다. 최근 2경기에서 연승을 하는 과정서 류현진 특유의 서클체인지업이 위력을 되찾음에 따라 10승 희망은 한층 높아진 상태다.
하지만 강력한 고비를 맞았다. 10승 고지를 위해서라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등판 일정에서 다소 불운이 겹쳤다고 볼 수 있다. 지난 6일 롯데전에 등판한 류현진은 12일 대전 삼성전에 등판할 순서다. 12일 등판 이후 또 5일 휴식을 거치면 18일 포항에서 또 삼성을 만나야 한다.
연이은 삼성전은 류현진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류현진은 올시즌 삼성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동안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이 10.00에 달했다.
지난 5월 31일 시즌 첫 대결에서는 7이닝 5안타 1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타선 지원 부족으로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하지만 7월 18일 두 번째 대결에서는 2이닝 9안타 8실점으로 올시즌 최악의 피칭을 남겼다.
이 과정에서 류현진은 홈런을 3개나 맞았다. 올시즌 총 11개 홈런을 허용한 류현진으로서는 특정팀 상대 최다 피홈런이다.
삼성에서 류현진을 괴롭힌 이는 홈런을 기록한 최형우 강봉규 조동찬을 비롯해 배영섭 진갑용이었다. 특히 최형우는 100% 타율(3타수 3안타)을 보였고, 조동찬과 강봉규도 각각 6할6푼7리, 6할로 '류현진 킬러'였다.
가장 신경쓰이는 난적 이승엽과의 대결에서는 5타수 1안타로 막아 '소나기'는 피하는 듯했지만 윤석민 박석민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타자들에게 골고루 당한 것이다.
류현진이 삼성을 상대로 이같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데뷔(2006년) 이후 최악이다.
최근 성적을 보더라도 지난 2010년에는 2.00(4경기 1승)이었다. 데뷔 후 최저 성적을 기록한 2011년에도 2.63(3경기 2승1패)으로 삼성 앞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던 류현진이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만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8일 삼성전을 피하고 싶지만 17일이 휴식일인데다, 20일 LG전으로 미루기에는 휴식일이 너무 길어진다.
무엇보다 삼성이 처해있는 상황도 류현진에게 너무 불리하다. 삼성은 아직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라 이번 한화전을 계기로 바짝 고삐를 죌 태세다.
류현진을 상대로 크게 고전하지 않은 터라 전력을 다해 달려들 게 불보듯 뻔하다.
더구나 류현진은 올시즌 대전구장 등판에서 3.8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잠실구장(9.00) 다음으로 좋지 못했다.
10승 희망을 놓지 않은 류현진이 삼성 징크스를 털어버리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