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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롯-기 동맹. 깨진지 오래다.
그 와중에 흥미로운 움직임이 있다. KIA와 LG의 관계다. 신흥 라이벌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4월13일 잠실에서의 올시즌 첫 만남부터 연장 승부를 벌인 것이 전조. 만날 때마다 포연이 자욱할만큼 치열한 접전을 펼친다.
올시즌 KIA와 LG는 결정적인 순간 서로를 아프게 했다. 지난 6월26~28일 잠실 3연전. KIA는 서재응-윤석민-김진우의 토종 선발 3총사를 투입해 3연전을 싹쓸이해간다. 3연전의 여파는 컸다. 내내 7위에 머물던 KIA는 파죽의 5연승으로 6위 LG와 자리바꿈을 했다. KIA는 이를 기반으로 4강 희망에 불씨를 살렸다. 반면, 흔들리던 LG는 KIA에 카운터 블로를 맞고 6연패를 당하며 시즌 처음으로 7위로 추락했다. 이 충격파 이후 LG는 더 이상 도약하지 못했다.
두 팀은 11승1무7패의 KIA 우세로 시즌을 마쳤다. 내용이 수치보다 치열하다. 19경기 중 무승부 포함, 1~2점차의 피말리는 접전이 무려 10차례. 그 중 연장 승부만 5차례다. 시즌 끝으로 갈수록 공방이 더욱 치열했다. 8월22~23일 광주 경기부터 9월8~9일 잠실 경기까지 4경기 연속 1점차 승부. 그 중 3경기 연속 연장전도 포함돼 있다.
LG와 KIA같은 전국구 인기팀 간 양보 없는 치열한 승부는 흥행에 있어 플러스 요소. 하지만 내용과 결과가 동시에 좋아야 한다. 최근 KIA 경기 처럼 실책으로 자멸하며 내주는 수준 낮은 경기는 오히려 흥행 반감 요소다. 또한 두 팀 모두 하위권에 머무는 한 팬들의 열광은 허탈함 속에 묻혀버릴 수 밖에 없다. 올 겨우내 동반 상승을 통해 내년 시즌 진짜 라이벌전을 펼칠 묘안을 짜내야 할 시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