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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라이벌' LG-KIA가 주고받은 깊은 상처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2-09-11 13:21


KIA는 LG와의 시즌 마지막 3연전이었던 9월8~10일 잠실 3연전을 모두 내주며 4강 희망이 가물가물해지고 말았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9.10/

LG는 지난 6월26~28일 잠실에서 KIA에게 스윕당하며 6연패에 빠졌다. 올시즌 첫 7위 추락이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2.06.28/

엘-롯-기 동맹. 깨진지 오래다.

인기팀 LG, 롯데, KIA가 한꺼번에 포스트시즌에 오른다는 가정법. 전국구로 촘촘하게 퍼진 충성도 높은 팬들로서는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사실 이 3팀이 가을잔치에 동반 진출할 경우 '동맹'보다는 '전쟁'에 가까운 양상이 펼쳐질 것이다. 팬들의 과열도 배제할 수 없다.

올시즌은 물 건너갔다. 롯데만 '확실', 나머지 두 팀은 '매우 불확실'이다. 시즌 초 가진 힘보다 훨씬 선전하며 기대를 안겼던 LG는 결국 객관적 전력의 한계를 노출냈다. 리그 최다 부상병동(질과 양을 두루 고려할 때) KIA는 그래도 선전하다 결국 최근에야 밑천을 드러내고 말았다.

그 와중에 흥미로운 움직임이 있다. KIA와 LG의 관계다. 신흥 라이벌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4월13일 잠실에서의 올시즌 첫 만남부터 연장 승부를 벌인 것이 전조. 만날 때마다 포연이 자욱할만큼 치열한 접전을 펼친다.

올시즌 KIA와 LG는 결정적인 순간 서로를 아프게 했다. 지난 6월26~28일 잠실 3연전. KIA는 서재응-윤석민-김진우의 토종 선발 3총사를 투입해 3연전을 싹쓸이해간다. 3연전의 여파는 컸다. 내내 7위에 머물던 KIA는 파죽의 5연승으로 6위 LG와 자리바꿈을 했다. KIA는 이를 기반으로 4강 희망에 불씨를 살렸다. 반면, 흔들리던 LG는 KIA에 카운터 블로를 맞고 6연패를 당하며 시즌 처음으로 7위로 추락했다. 이 충격파 이후 LG는 더 이상 도약하지 못했다.

LG가 그 아픔을 되갚기까지는 70일이 넘게 걸렸다. 9월8~10일 잠실 리턴매치. 올시즌 두 팀의 마지막 3연전이었다. KIA로서는 4강 행의 마지막 희망을 걸고 맞선 절박했던 경기. 하지만 결과는 LG의 싹쓸이 승이었다. 2경기 연속 연장전 승리의 여세를 몰아 마지막 경기마저 완승하며 KIA의 희망을 꺾었다.

두 팀은 11승1무7패의 KIA 우세로 시즌을 마쳤다. 내용이 수치보다 치열하다. 19경기 중 무승부 포함, 1~2점차의 피말리는 접전이 무려 10차례. 그 중 연장 승부만 5차례다. 시즌 끝으로 갈수록 공방이 더욱 치열했다. 8월22~23일 광주 경기부터 9월8~9일 잠실 경기까지 4경기 연속 1점차 승부. 그 중 3경기 연속 연장전도 포함돼 있다.

LG와 KIA같은 전국구 인기팀 간 양보 없는 치열한 승부는 흥행에 있어 플러스 요소. 하지만 내용과 결과가 동시에 좋아야 한다. 최근 KIA 경기 처럼 실책으로 자멸하며 내주는 수준 낮은 경기는 오히려 흥행 반감 요소다. 또한 두 팀 모두 하위권에 머무는 한 팬들의 열광은 허탈함 속에 묻혀버릴 수 밖에 없다. 올 겨우내 동반 상승을 통해 내년 시즌 진짜 라이벌전을 펼칠 묘안을 짜내야 할 시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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