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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출신들 계약 첫해 집단적 부진 왜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09-10 11:11


두산 김동주를 비롯해 지난 겨울 FA로 대박을 터뜨린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부진을 겪다. 스포츠조선 DB

지난 겨울 FA 시장은 역대 최대 규모의 인원과 금액을 자랑했다. 오릭스에 입단한 이대호를 제외한 16명의 선수가 새 둥지를 틀거나 원소속팀과 재계약했다. 하지만 올시즌 FA 계약 첫 해 이들의 활약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9일 현재 이들 16명 가운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있는 선수는 SK 임경완,SK 이승호,두산 김동주와 정재훈, 넥센 이택근 등 5명이다. 하지만 1군에 올라 있는 선수들도 시즌 내내 수술 후유증, 부상 때문에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FA 효율이 가장 떨어지는 팀은 두산이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동주 정재훈과 각각 36억원, 28억원에 재계약했지만, 이들은 부상을 이유로 현재 1군에서 제외된 상태다. 김동주는 햄스트링 부상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8월4일 2군으로 내려간 후 소식이 없다. 현재 2군 경기에 출전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1군 복귀에 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올시즌 1군 성적은 66경기에서 타율 2할9푼1리에 2홈런, 27타점이다.

정재훈 역시 어깨 부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2군서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두산 불펜진의 핵심인 정재훈의 이탈로 두산은 시즌 내내 전력에 큰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시즌 개막전에서 제외됐던 정재훈은 회복 속도가 생갭다 빨라 5월 하순 1군에 올랐지만, 4경기에서 1패에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한 뒤 어깨 통증이 재발해 다시 재활에 들어갔다. 올시즌 복귀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넥센 이택근은 지난달 24일 SK전에서 홈 송구를 하다 무릎을 다쳐 현재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1군 복귀 시점은 시즌 막판이나 될 것으로 보인다. 4강 진입을 꿈꿨던 넥센은 공수의 핵인 이태근이 빠지는 바람에 후반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부상 이전에도 이택근은 타율 2할7푼5리에 8홈런, 55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지난 겨울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롯데 정대현은 무릎 수술 후 기나긴 재활을 거친 뒤 지난달 초 1군에 복귀했다. 중간계투로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등판해 구위를 끌어올린 정대현은 현재 최대성 등과 함께 셋업맨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FA 첫 해 예상치도 못한 무릎 수술로 전반기를 통째로 쉬어야 했던 것을 감안하면 롯데로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롯데의 왼손 이승호는 지난달 20일 2군으로 내려간 뒤 엔트리가 확대된 9월 다시 1군에 올랐다. 특별한 부상도 없었던 이승호는 시즌 내내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며 1,2군을 오르내렸다. 왼손 셋업맨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승호로서는 남은 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명예 회복을 해야 한다.

진갑용 이상열 신경현 등 베테랑으로서 팀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FA에 대한 각 구단의 실망감은 작지 않다. 지난 2000년 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거액의 계약을 한 선수들의 첫 해 활약은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FA 회의론'의 첫 번째 근거가 바로 이것이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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