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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FA 시장은 역대 최대 규모의 인원과 금액을 자랑했다. 오릭스에 입단한 이대호를 제외한 16명의 선수가 새 둥지를 틀거나 원소속팀과 재계약했다. 하지만 올시즌 FA 계약 첫 해 이들의 활약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정재훈 역시 어깨 부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2군서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두산 불펜진의 핵심인 정재훈의 이탈로 두산은 시즌 내내 전력에 큰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시즌 개막전에서 제외됐던 정재훈은 회복 속도가 생갭다 빨라 5월 하순 1군에 올랐지만, 4경기에서 1패에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한 뒤 어깨 통증이 재발해 다시 재활에 들어갔다. 올시즌 복귀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넥센 이택근은 지난달 24일 SK전에서 홈 송구를 하다 무릎을 다쳐 현재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1군 복귀 시점은 시즌 막판이나 될 것으로 보인다. 4강 진입을 꿈꿨던 넥센은 공수의 핵인 이태근이 빠지는 바람에 후반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부상 이전에도 이택근은 타율 2할7푼5리에 8홈런, 55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진갑용 이상열 신경현 등 베테랑으로서 팀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FA에 대한 각 구단의 실망감은 작지 않다. 지난 2000년 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거액의 계약을 한 선수들의 첫 해 활약은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FA 회의론'의 첫 번째 근거가 바로 이것이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