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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앞둔 이정훈 감독의 안심과 걱정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2-09-04 20:08 | 최종수정 2012-09-05 07:08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의 빅 이벤트인 한-일전이 6일 오후 6시 목동구장에서 열린다.

2라운드 3경기의 성적에 따라 결승진출 여부가 가려지기 때문에 1경기도 소홀히 할 수 없는데 일본과의 경기는 더더욱 중요하다. 최근 독도 문제로 인해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승부욕이 커진 상황.

한국대표팀 이정훈 감독은 목동에서 열리는 것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표시했지만 야간경기로 열리는 것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이 감독은 "솔직히 우리 선수들의 플레이를 위해서는 잠실구장보다 목동구장이 더 편하다"고 했다. 일단 목동구장은 고교야구 전국대회가 열리는 곳이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이 뛰어본 경험이 있다. 잠실은 이번 대회가 처음 경험하는 경기장이다.

또 잠실구장은 목동구장에 비해 수비가 힘들다고 했다. 이 감독은 "잠실구장 홈플레이트의 땅의 흙이 단단해서 타구가 땅에 맞을 때 스핀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수비수들이 수비하기에 굉장히 까다롭다. 목동구장은 그러지 않기 때문에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목동구장이 우리 선수들에게 더 낫다"고 했다.

그러나 오후 6시에 열리는 경기시간엔 난색을 표했다. "우리와의 경기서 일본은 후지나미 신타로가 등판할 것 같다"고 말한 이 감독은 "후지나미의 공이 빠른데 야간 경기로 할 경우 공이 더 빠르게 느껴질 것이다"라며 일본의 빠른 공 투수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후지나미는 고시엔 대회에서 소속팀인 토인고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이번대회에서도 대만과의 예선전서 9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의 완봉승을 따낸 일본의 에이스다. 1m97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152㎞의 빠른 공에 슬라이더와 커터 등 변화구도 좋다. 제구력도 좋아 안정적인 피칭을 한다.

이 감독은 고교시절 청소년대표팀으로 한-일전서 승리를 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이번 대회 일본전도 승리를 하고싶다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지난 82년 8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한일고교야구대회의 대표팀에 조계현 강기웅 류중일 등과 함께 17명의 대표팀에 뽑혔던 이 감독은 당시 1,2차전을 승리하면서 일본의 코를 납작하게 했다고. 3차전 때는 접전끝에 2대3으로 패했지만 2승1패로 우승을 차지했었다. 이 감독은 "당시 처음으로 일본의 교과서 왜곡 문제가 떠올라 지금처럼 한-일 관계가 엄청나게 나빴다"며 "원래는 한국에서 치르기로 돼 있었는데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것이 무서웠는지 모든 비용을 지불하겠다며 일본에서의 개최를 원해 그렇게 했었다. 해병대 출신이셨던 아버지께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생각해서라도 꼭 이겨라'고 하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감독이 선수때 이후 30년만에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일본전서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한국대표팀 이정훈 감독이 4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 잠실=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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