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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박찬호를 보호하라.'
한 감독대행은 4일 대전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앞으로 박찬호에게 휴식일을 길게 주겠다"고 밝혔다.
피로누적과 스트레스로 인한 체력저하가 눈에 띄게 심해졌기 때문이다.
한 감독대행은 지난 2일 KIA전에서 박찬호가 등판하기 전부터 이상징후를 감지했다고 한다.
박찬호는 이날 3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 9안타를 맞으며 7실점하는 등 올시즌 최악의 피칭을 보였다. 특히 5경기 연속 홈런을 허용하며 체력의 한계에 이른 게 아니냐는 우려감을 자아냈다.
한 감독대행도 비슷한 판단이었다. 한 감독대행은 "최근 몇 경기 동안 박찬호의 구위가 떨어진 게 사실이다"면서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본인도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 감독대행은 박찬호의 심적인 스트레스를 걱정하고 있었다. "박찬호는 사실 외형적인 체격조건이나 훈련량으로 봤을 때 30대 초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 체력 문제 뿐만 아니라 다른 내적인 요인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 감독대행이 보는 박찬호의 내적인 스트레스는 앞으로의 거취에 대한 고민과 불혹의 나이에도 현역을 고수하는데 따른 부담감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한 감독대행이 꺼내든 처방책은 박찬호의 등판일정을 늦춰주는 것이다.
몸과 마음을 추스를 때까지 기다려주겠다는 것이다. 한 감독대행은 "앞으로 남은 일정에서 박찬호의 등판이 2∼3차례밖에 되지 않는 한이 있더라도 박찬호를 무리하게 가동하지 않는 게 선수를 보호하는 것이다"면서 "불안정한 피칭으로 힘들게 경기를 풀어나가면 다른 선수들도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감독대행은 박찬호의 휴식으로 구멍난 선발 로테이션은 윤근영과 유창식으로 메워나갈 생각이다. 한 감독대행은 "유창식은 2군경기에서 한 차례 더 등판한 뒤 곧바로 1군으로 불러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