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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 첫딸 탯줄 직접 잘라줄 수 있었던 사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9-02 16:49


2일 프로야구 롯데와 LG의 경기를 앞둔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어제 득녀한 전준우가 밝은 모습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부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9.02/

여기저기서 축하 인사가 쏟아졌다. 최근 타격 컨디션이 부진한 전준우였지만 아빠가 된 기쁨 때문이었는지 밝은 모습으로 타격 훈련에 임했다. 양승호 감독도 "기다리던 아기가 태어났으니 오늘부터는 잘 칠 것"이라는 말로 축하의 인사를 대신했다.

롯데 전준우가 아빠가 됐다. 전준우의 아내 김미경씨는 1일 오후 7시경 3.02kg의 건강한 딸을 출산했다. 2일 LG전을 앞두고 만난 전준우는 "나를 닮으면 안되는데 똑 닮았다. 큰일이다"라고 말하면서도 행복해하는 모습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경기가 한창일 시점에 딸이 나왔는데 전준우가 직접 아기의 탯줄을 잘라줬다는 점. 사연은 이랬다. 다음주 출산 예정이던 전준우 아내 김씨의 진통이 생갭다 일찍 찾아왔다. 때문에 전준우는 1일 경기를 앞두고 병원에 가 아내의 곁을 지켰다. 양 감독이 "훈련에 빠져도 좋다"고 흔쾌히 허락을 했기 때문. 하지만 경기가 시작될 때까지 아기가 나오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전준우는 출산의 순간을 지켜보지 못한 채 경기장에 도착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전준우는 덕아웃을 지키면서도 매니저를 통해 소식을 확인하는 등 안절부절한 모습이었다. 이 모습을 양 감독이 목격했다. 양 감독은 4회 경기를 지켜보던 전준우에게 "병원으로 가보라"라고 지시했다. 2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양 감독은 "얼마나 애가 탓겠나.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아 휴식을 주려던 참이었기 때문에 병원에 가도 좋다고 허락했다"며 "최근에는 아이를 1명, 많아야 2명 낳는 시대 아닌가. 평생 1번 뿐일 수 있는 경험이기 때문에 배려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전준우는 아이가 나오기 전 병원에 도착, 고생한 아내와 함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전준우는 "나도 노력을 해서 힘들게 달려갔는데 아내는 '왜 이렇게 늦게 왔느냐'고 면박을 줬다"는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양 감독은 "아이 때문에 최근 많이 신경쓰였을 것이다. 이제 복덩이가 나왔으니 준우도 컨디션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준우 역시 "마음이 편해졌다. 이제 내가 잘 하는 일만 남았다"며 힘차게 그라운드로 뛰어나갔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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