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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4강 탈환을 위한 반격카드가 안보인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2-08-30 14:00 | 최종수정 2012-08-30 14:00


29일 오후 군산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삼성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0대4로 패색이 짙어진 9회말 덕아웃의 KIA 선수들이 걱정스럽게 시합을 지켜보고 있다.
군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8.29.

돌파구를 못찾으면 가을잔치도 없다.

가을잔치에 초대되는 팀은 단 4개 구단 뿐이다. 더구나 1위 한 자리는 거의 삼성이 차지할 공산이 크다. 따라서 남은 3장의 티켓을 향해 경쟁팀들이 막판 스퍼트를 내야 할 시기다. 현재로서는 롯데와 두산 SK KIA 넥센 등이 경쟁선상에 앞뒤 간격을 두고 서 있다.

이때야 말로 각 팀의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렇게 나타나는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하하는 것이 막판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된다. 그러나 다른 경쟁팀에 비해 KIA의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 4강 탈환을 위해 내밀 카드가 떨어진 분위기다.

강한 선발? 승리를 보장하지 못한다

KIA의 최대 강점이라면 역시 탄탄한 선발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앤서니와 소사 등 두 명의 외국인 투수에 토종 에이스 윤석민, 베테랑 서재응 그리고 돌아온 괴물 김진우까지. 남부럽지 않은 5선발진을 갖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강한 선발이 곧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승리의 발판은 마련해줄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승리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간단한 이치다. 이를테면 앤서니나 윤석민이 9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고 치자. 실점이 0이라면, 이길 확률이 엄청나게 크다는 뜻이다. 그러나 득점도 0이라면 기껏해야 비길 뿐이다. 선발의 환상적인 호투의 최종결과가 무승부라면 맥이 빠지는 노릇이다.

최근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는 퀄리티스타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선발이 최소 6이닝까지 3자책점 이하로 막아줬다면 팀의 승리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퀄리티 스타트를 해도 경기에 질 수 있다. 6이닝 3실점을 했는데, 팀이 2점 이하를 낸다면 필패다.

올해 KIA는 총 50차례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4강 경쟁팀인 롯데(48회)나 SK(40회)보다는 많고, 두산(63회) 넥센(51회)보다는 적은 횟수다. 그러나 이 중에서 거둔 승리를 33승으로 두산(42승) 넥센(34승)보다 적다. 롯데와 SK는 퀄리티스타트 자체가 적어 승수가 KIA보다 적었지만, 승률로 보면 KIA를 앞섰다. KIA는 퀄리티스타트 시 승률이 0.688이었지만, 롯데는 0.689였고 SK는 0.692였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발은 장점이자 경쟁력 강화가 될 수는 있어도 직접적인 승리의 결정력은 없다는 뜻이다.


고질적인 타선 침체, 돌파구 있나

선발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승리와 인연이 멀었다는 것은 두 가지 결론을 이끌어낸다. 불펜이 허약했거나 혹은 타선이 부실하다는 결론이다. 두 요소는 서로 독립된 변인이라, 공존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불펜도 약하고 타선도 침묵했다는 뜻이다. 최악의 경우인데, 그나마 KIA는 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불펜이 약해보여도 기록상으로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올해 KIA는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한 경우가 5차례 밖에 안된다. 삼성(4패)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또 7회 이후 역전패도 3차례로 두산과 함께 나란히 2위다.

그러나 역전승은 매우 적다. 5회까지 뒤진 경기를 역전해서 이긴 것은 5번으로 전체 6위다. 한화(7승)보다 적다. 이는 곧 한번 끌려가면 아무리 불펜이 실점을 최소화하더라도 타선이 전세를 뒤엎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미 시즌 초반부터 KIA를 표현하는 데 있어 늘 붙어있던 것이 '타격 침체'라는 말이다. 처음에는 이범호와 김상현 등이 이탈하며 불거졌고, 이후 최희섭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까지 겹치며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졌다. 비단 이들 중심타선의 부재 뿐만이 아니라 다른 타자들도 전체적으로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타격 페이스를 올릴만 하면 우천 취소로 맥이 끊긴 탓도 있지만, 이런 분위기가 한 시즌 내내 이어졌다는 것은 타자들 스스로 반성해야 할 문제다.

더 심각한 점은 특별한 돌파구가 현재 타선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테이블세터진과 중심타선, 하위타선 할 것 없이 동반 부진에 빠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마땅한 해결책이 없을 때는 결국 벤치의 힘에 기댈 수 밖에 없다. KIA 벤치 역시 이런 이유로 타순의 변경이나 새로운 인물의 기용, 그리고 특타 연습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별로 많이 남지 않았다. 늦어도 9월 초순까지 돌파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KIA는 올해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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