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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젊은 어깨' 차우찬(25)의 지난해 10월은 찬란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SK를 상대로 거둔 4승(1패) 중 2승을 차우찬이 올렸다. 페넌트레이스 10승에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중추 역할을 한 덕분에 그의 올해 연봉은 1억7000만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해보다 6500만원 상승했다.
류 감독의 기억 속에 차우찬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SK와의 1차전 때 우찬이의 공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올해는 왜 그런 공을 못 뿌리지는지~." 차우찬의 맹활약이 초보 사령탑 류 감독에게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겼다고도 볼 수 있다.
류 감독은 차우찬에게 이번 시즌 제1 선발의 중책을 맡겼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시즌 중후반에 이른 지금, 차우찬은 1군과 2군을 오르락내리락했다. 1군 개인 성적인 4승(6패1홀드), 평균자책점 6.47이다. 이 기록만 놓고 보면 차우찬은 '밥값'을 못했다.
차우찬은 8월 1일 대구 두산전 등판 후 바로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2군에서 처음에 선발 등판하다 최근에는 불펜으로 연달아 투입되고 있다.
그는 1군으로 올라올 경우 불펜에서 대기한다. 불펜에서 구위를 인정받아야 선발로 나갈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삼성 5선발 체제를 무너트리고 들어갈 빈틈이 없다. 장원삼 탈보트 배영수 고든 윤성환이 톱니바퀴 처럼 잘 돌아가고 있다.
류 감독은 그동안 차우찬을 1군으로 올리고 싶어도 명분이 없어 못했다. 이름값으로 올렸다가 부진할 경우 잘 하고 있는 기존 선수들과의 형평성 문제로 잡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엔트리 확대가 숨통을 열어주었다.
류 감독의 시나리오 대로라면 차우찬은 9월 한달 동안 구위가 통한다는 걸 보여주어야 한다. 남은 페넌트레이스에서 또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경우 포스트시즌 엔트리(26명) 포함을 장담할 수 없다.
류 감독은 "포스트시즌 같은 중요한 단기전엔 선발 이상으로 두번째 올릴 선수가 중요하다"면서 "그래서 차우찬의 구위가 빨리 올라와 주어야 한다"고 했다. 1년 전 차우찬을 머릿 속에 담아두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시즌 같은 경우 선제 실점할 경우 경기를 풀어가기가 무척 어려워 진다. 따라서 선발 투수가 조금만 흔들려도 교체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뒤에 마운드에 오를 첫 번째 불펜 투수의 역할이 막중해진다. 또 차우찬의 경우 권 혁과 함께 삼성 불펜을 지킬 좌완이다. 권 혁 혼자로는 부족하다. 차우찬에게 2012년은 해피엔딩으로 끝이 날까.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