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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쇄신 한화는 순위싸움에 어떤 변수될까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2-08-30 09:48 | 최종수정 2012-08-30 09:48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가 29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펼쳐졌다. 7대6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둔 한화. 한용덕 감독대행이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전=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8.29/

부진한 성적보다 더 큰 문제는 무기력한 플레이, 목표를 상실한 듯한 무성의한 플레이다. 시즌 내내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한 한화는 때때로 어이없는 실책과 어설픈 주루 플레이, 프로답지 않은 경기로 프로야구의 질을 떨어트린 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경기에서 얼마든지 패할 수 있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경기가 많다는 게 문제였다. 특히 한대화 감독의 3년 계약 마지막해인 올시즌 후반기 들어 사령탑의 재계약 가능성이 사라진 상황에서 더 그랬다.

꼴찌가 사실상 굳어진 가운데 맥 빠진 경기가 이어졌다. 적극적으로 리빌딩 작업을 하지도 못하고, 내년 시즌을 위한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것이다. 박찬호와 김태균, 두 명의 스타 선수를 영입했으나 최근 몇 년 간 허약해진 전력을 업그레이드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3년 간 두 번이나 최하위에 그쳤던 한화다.

이런 암울한 분위기에서 한대화 감독이 경질되고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가 들어섰다. 사실 한 감독대행도 상당히 애매하고 어정쩡한 위치다. 이제 남은 경기는 고작 27경기(8월 29일 현재 40승2무64패)에 불과한데, 숙제는 산적해 있다.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가 29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펼쳐졌다. 한용덕 감독대행이 7회말 이대수의 희생타에 최진행이 홈을 밟자 박수를 치고 있다. 대전=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8.29/
한 감독대행은 "탈꼴찌를 목표로 하지 않고 팬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리빌딩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결국 평가는 성적, 얼마나 비전을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이전보다 좀 더 나은 경기를 해야 하고, 아울러 희망을 제시해 줘야 한다. 그래야 한화도 살고, 한 감독대행도 대행 꼬리표를 뗄 수 있다.

한화는 남은 시즌 희망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한화는 한 감독대행 체제에서 처음 치른 29일 넥센전에서 이겼다. 0-4로 뒤지다가 타선이 폭발하면서 7대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오재필 이준수 등 3명의 백업급 선수들이 선발 출전한 가운데, 대타로 나선 장성호가 3타점 2루타를 터트려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0-4로 뒤지다가 7-4로 역전한 뒤 1점차로 쫓겼지만 결국 승리를 지켰다. 한 감독대행으로선 의미있는 사령탑 데뷔전 승리였다. .

야구를 포함해 프로 스포츠에서는 사령탑이 바뀐 후 팀이 살아나는 적지 않다. 지휘자가 바뀌면 선수들이 긴장을 하면서 집중력을 발휘하게 되고, 지도자가 의욕적으로 나설 때 팀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가 29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장성호가 5회말 2사 만루 역전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날리고 있다. 대전=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8.29/
또 감독 교체가 자극제가 되어 무기력증에 빠진 선수를 일으켜 세우기도 한다. 장성호는 29일 경기후 인터뷰에서 한대화 감독이 경질된 후 베테랑 박찬호가 선수단 미팅을 열었다고 했다. 비록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다짐이었다.

한 감독대행 지도하에 한화가 분위기 쇄신에 성공을 한다면, 프로야구 막판 순위싸움에도 지대한 영향을 줄 것 같다.


한화는 시즌 막판 치열하게 2위 경쟁을 하고 있는 롯데에 6승1무8패, 3위 SK에 4승12패, 4위 두산에 6승8패를 기록했다. 또 4강 진입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5위 KIA에 6승9패, 6위 넥센에 7승6패를 기록했다. 많게는 6경기, 적게는 3경기씩 남겨놓고 있다. 특히 6경기가 치러야 하는 넥센은 한화에 열세를 보였다. 전반기에 한화에 스윕을 당하기도 했다. 넥센으로선 한화전이 포스트 진출 목표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사실 최근까지만 해도 상위권팀들에게 한화는 3연전을 치를 경우 최소한 2승1패, 잘하면 스윕을 할 수 있는 상대였다. 목표를 잃은 한화는 그만큼 무기력했다.

사령탑이 바뀌었다고 없던 전력이 갑자기 생기는 일은 없겠지만, 한화가 이전보다는 조금 더 집중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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