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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윤요섭, 포수 마스크 계속 주어질까?

김준석 기자

기사입력 2012-08-27 10:57 | 최종수정 2012-08-27 17:20


투수 주키치와 상의하고 있는 윤요섭. 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어제 잠실 삼성전에서 LG는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꺼내들었습니다. 이병규, 정성훈, 이진영은 물론 공격형 포수 윤요섭까지 라인업에서 제외된 것입니다. 선발 임정우를 비롯한 투수들이 난타당하기도 했지만 주축 타자가 상당수 제외된 라인업으로 인해 타력마저 약화되면서 LG는 삼성에 11:2로 대패하며 5연패를 기록했습니다.

윤요섭은 지난 8월 9일 1군 엔트리에 복귀한 이래 8월 10일 대구 삼성전부터 12경기 연속으로 포수로서 선발 출전했습니다. 하지만 8월 24일과 25일 잠실 삼성전에서 이틀 연속 악송구 실책을 범하는 등 수비에서 약점을 노출해 왔습니다. 악송구 실책은 차치하더라도 블로킹은 물론 기본적인 포구에서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1982년생의 윤요섭은 만 30세의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1군 무대 포수로서는 신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2008년 신고 선수로 SK에 입단했지만 1군에서 주로 대타 요원으로 활용되었으며 2010년 LG로 트레이드된 후에도 좌완 선발 투수에 맞서는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지난 시즌 5개의 홈런을 터뜨린 윤요섭은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수비 포지션이 주어지지 않은 '반쪽선수'였습니다.

지난 스토브 리그에서 사정은 달라졌습니다. 주전 포수 조인성이 FA 자격을 얻어 SK로 이적하면서 LG 주전 포수는 무주공산이 된 것입니다. 시즌 개막 직후에는 베테랑 심광호가, 5월 이후에는 김태군이 주로 마스크를 썼지만 타격에서 기대하기 어려웠으며 그렇다고 포수로서 수비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습니다. 김기태 감독이 윤요섭을 포수로서 선발 출전시킨 것은 LG가 올 시즌 포스트 시즌 진출이 어려워지면서 내년 이후 미래를 위해 타격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춘 포수가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었습니다.

7월 들어 0.182의 월간 타율로 고전하던 윤요섭은 8월 들어 0.333로 월간 타율을 회복했습니다.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도 타율이 떨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윤요섭의 포수로서의 약점은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윤요섭은 포수로서 선발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김태군이 포수로서 선발 출전했으며 경기 중 다리에 통증을 느낀 우익수 황선일을 대신해 9회초 1루수 김용의가 우익수로 포지션을 옮기면서 윤요섭은 1루수로 교체 출전했습니다.

김기태 감독이 어제 경기에서 윤요섭을 포수로서 선발 출전시키지 않은 것이 일시적인 조치인지 아니면 지속적인 방침인지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주축 타자들에게 휴식을 부여하면서 윤요섭에게도 체력을 안배할 기회를 준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윤요섭이 포수로서 1군에서 통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차후 김태군을 선발 기용할 것인지 주목됩니다.

LG가 적지 않은 나이의 윤요섭을 1군에서 주전 포수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을 희생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포지션 경쟁자들에 비해 타격 능력이 월등히 뛰어나며 군복무를 해결한 윤요섭의 매력을 포기하기도 어렵습니다. 윤요섭의 수비 능력이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팀 내 경쟁자들의 수비 능력이 타 팀의 포수들에 비교했을 때 우위를 점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래저래 윤요섭을 둘러싼 김기태 감독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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