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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선발들이 울고 싶은 이유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08-26 15:42


두산 이용찬이 25일 부산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이용찬은 8이닝 동안 2실점의 호투를 펼치고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완투패를 기록하고 말았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1-0-1-3-1-3-1-1'

최근 두산이 8경기에서 뽑아낸 득점이다. 8경기 연속 3득점 이하를 기록한 팀은 올시즌 두산 밖에 없다. 이 기간 동안 두산은 5연패를 포함해 2승6패를 기록했다. 가장 마음이 답답한 사람은 김진욱 감독이다. 두산은 26일 부산 롯데전에서도 1대2로 한 점차의 패배를 당했다. 경기후 김 감독은 "투수들은 너무나 잘 해주고 있는데 타자들이 분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발 이용찬은 8이닝 동안 7안타 2실점의 호투를 펼치고도 완투패의 눈물을 삼켰다. 이용찬이 완투패를 당한 것은 국가대표 에이스 윤석민과 맞대결을 펼쳤던 지난 5월11일 광주 KIA전(8이닝 1실점) 이후 올시즌 두 번째다. 이용찬에게 승운이 따르지 않는 것은 유난히 상대 에이스급 투수들과 맞부딪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날도 롯데 선발은 에이스 유먼이었고, 두산 타선은 9이닝 동안 1점 밖에 뽑지 못했다. 안타 6개와 볼넷 5개를 얻고도 1득점 밖에 올리지 못했다는 것이 두산 타선의 현주소다. 집중력이 형편없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울고 싶은' 투수는 이용찬 뿐만이 아니다. 에이스 니퍼트도 지난 24일 롯데전에서 7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팀이 9회초 최재훈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아 1대0으로 승리했기 망정이지, 만약 패했다면 니퍼트의 호투는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수 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김선우도 마찬가지다. 23일 잠실 넥센전에서 8이닝 8안타 2실점(1자책점)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펼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9회말 윤석민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김 감독은 경기 내내 답답한 타선을 지켜봐야만 했다. 김선우는 그 이전 17일 잠실 삼성전에서도 7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패전을 안아야 했다. 전반기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던 김선우로서는 후반기 들어 컨디션을 회복했음에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어느 팀이든 타선은 사이클을 타기 마련이다. 타선이 터지는 시기가 있으면, 침묵하는 때도 찾아온다. 하지만 두산 타선의 침묵 모드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게 걱정이다. 무엇보다 타선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선수가 없다. 공격의 물꼬를 뜨거나, 찬스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타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시즌 내내 붙박이가 없었던 톱타자 자리도 아직은 불안 요소다. 이종욱이 최근 출루율을 높이면서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지만, 기대만큼 폭발적이지는 않다. 3할 타율을 유지하던 양의지도 최근 컨디션 저하로 힘을 보태지 못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병살타가 많아진 것도 흠이다.

8개팀중 가장 많은 62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두산이 4위에 머물고 있는 이유는 오로지 타선 부진 때문이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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