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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이다. 롯데의 2위 싸움이다. 관건은 역시 중간계투진이다.
믿을 것은 역시 중간계투진이다.
롯데의 중간계투진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김성배(2승3패14홀2세)와 최대성(5승5패13홀1세), 그리고 이명우(2승1패10홀)는 모두 홀드 톱 10에 들어있다. 세 명의 투수가 홀드 톱 10에 든 것은 롯데가 유일하다.
그러나 새로 합류한 정대현이 있다.
지난 9일 309일 만에 팀에 가세한 그는 공백에 대한 별다른 부작용없이 순탄하게 적응하고 있다. 정대현의 컨디션이 점점 올라온다면 중간계투와 마무리를 오가며 많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롯데는 승부를 일찍 걸고 있다. 질과 양에서 풍부한 중간계투진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선발진이 5회 이전에 위기를 맞으면 곧바로 중간계투진을 투입한다. 8월 이전에는 최소 5회까지 지켜봤었다.
최근 3년간 중간계투진과 팀 성적의 상관관계는 불가분이었다. 2010년 SK가 그랬고, 지난해 삼성이 그랬다. SK는 2010년 페넌트레이스 내내 강력한 중간계투진을 앞세워 투수진의 변형 운용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선발이 좋지 않을 경우, 곧바로 '제 2의 선발'을 투입시켰고, 승기를 잡으면 곧바로 필승계투진을 투입해 경기를 끝냈다.
지난해 삼성은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압도적인 승률을 보였다. 57승1무7패를 기록했다. 그만큼 필승계투진이 강력했다는 의미.
롯데의 중간계투진은 기로에 서 있다. 개개인의 기량 자체는 괜찮다. 문제는 내구성이다. 최대성은 고질적인 무릎부상이 있다. 정대현 역시 재활에서 돌아온 지 얼마되지 않았다. 김사율은 최근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한 바 있다. 때문에 몸 관리와 투구수 조절이 어느 정도 필요한 상태. 그러나 치열한 2위싸움을 생각하면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이 두 가지 충돌하는 요소를 어떻게 조화롭게 풀어가느냐가 롯데의 마지막 숙제다. 제대로 풀면 2위 싸움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청신호가 들어온다. 반면 헝클어져 버리면 포스트 시즌 진출도 장담할 수 없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