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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1군 진입 첫 해부터 일 내나?'
그래도 내심 가지고 있던 0.1%의 가능성은 금세 깨졌다. NC가 20일 열린 '2013 프로야구 신인 지명회의'를 통해 당연히 윤형배를 뽑았기 때문이다. 지난해처럼 미리 공표하지는 않았지만 NC는 이미 윤형배를 1순위로 지목하고 있었다. 프로야구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투수 자원인데다, 윤석민에 버금가는 초특급 에이스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NC와 같은 신생구단에겐 더욱 매력적인 요소였다.
윤형배는 신인 지명회의가 끝난 후 "윤석민 선배를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천안북일고의 이정훈 감독은 한술 더떠 "'제2의 선동열'로 성장할 자질이 있다"고까지 말했다. 청룡기에서 최고 구속이 152㎞까지 나왔고, 변화구도 뛰어나다. 제구력을 다듬어야 하고 투구폼도 좀 더 간결하게 만들어야 하지만 어쨌든 반짝반짝 빛나는 '원석'임에는 틀림없다.
1~2라운드와 특별지명을 통해 우완 장현식(서울고), 좌완 손정욱(경희대), 사이드암 윤강민(인하대) 등 잠재력이 풍부한 투수를 집중적으로 뽑은 NC는 이후 유격수 김정수(원광대), 외야수 박으뜸(경남대), 거포 외야수 윤대영(진흥고) 등을 품에 안았다. 특히 9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창원에 위치한 경남대 선수 2명(박으뜸, 권희동), 그리고 지역 학교인 마산고 출신의 최재원(연세대)을 뽑으며 연고지 팬들을 위한 배려도 했다. NC 박동수 육성팀장은 "즉시 전력감을 뽑는데 중점을 뒀다. 윤형배는 선발감으로 손색이 없고, 이성민도 바로 투입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NC는 이미 지난해 신인 지명회의를 통해 노성호, 이민호 등 고졸과 대졸 최대어 투수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할 나성범을 선발했다. 이 가운데 나성범은 2군 남부 타자 가운데 타율과 홈런 1위, 타점 2위를 질주중이다.
물론 1군과 2군의 차이는 크다. 게다가 프로야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예전처럼 신인들이 첫 해부터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NC는 말 그대로 신생구단이기에 누구에게나 기회는 열려있다. NC 김경문 감독도 "기존 팀에선 주전이 확정돼 있어 신인들이 좀처럼 기회를 잡기 힘들지만 우리는 다르다. 몇명의 중심 선수를 제외하곤 아직 비어있는 자리가 많기에 이를 꿰차는 것은 본인들에게 달렸다"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일단 2년간 신인 최대어를 싹쓸이한 NC는 올 시즌 후 8개 구단으로부터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하고 1명씩 데려올 수 있고, FA와 외국인 선수를 각각 3명씩 영입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1군에 처음으로 진입하는 내년 시즌의 큰 구도는 짜여지게 된다. 프로구단의 다수 스카우트들은 "한 해에 두각을 나타낼 신인선수는 고작 1~2명에 불과하고 오히려 중고신인이 신인상을 탈만큼 야구 수준이 올라갔다"면서도 "NC가 2년간 자질이 뛰어난 신인 선수를 많이 뽑았다. 이들이 기대대로 성장한다면 내년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후 NC의 전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