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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살린 삼성과 힘빠진 두산, 집중력에서 갈렸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08-17 21:31 | 최종수정 2012-08-17 21:32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두산과 삼성의 2012 프로야구 경기가 17일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 졌다. 8회 구원투수로 등판한 두산 이혜천이 선두타자 이승엽의 땅볼 타구를 잡아 직접 태그아웃 시키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2.08.17/


선두 삼성과 2위 두산의 잠실 혈투 시리즈 그 첫판은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삼성이 잘 했다기 보다 두산이 기대이하의 졸전을 펼쳤다. 2주전과는 너무 달랐다. 집중력이 떨어진 두산은 힘 한 번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삼성은 득점 찬스를 딱 한 번 살렸다. 그 점수를 '지키는 야구'를 통해 끝까지 사수했다. 삼성이 17일 잠실 두산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선두 삼성(56승41패2무)은 2위 두산(53승45패1무)과의 승차를 3.5경기로 더 벌렸다.

곰들이 힘이 빠졌다

이달초 두산이 대구 삼성 3연전을 싹쓸이할 때 보여준 투타의 집중력은 놀라웠다. 삼성이 속수무책으로 앉아서 당했다. 그후로 선두 삼성은 주춤했고, 멀찌감치 달아나지 못했다.

그랬던 두산이 최근 조금씩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들의 집중력 저하다. 그러면서 공격과 수비에서 동시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흔들리지 않았던 수비에 균열이 생겨 실책이 나왔다. 16일 넥센전(1대7)에선 김현수와 오재원이 실책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16일 넥센전은 최근 두산 답지 않은 경기 내용이라 많이 아쉬웠다"고 했다. 당시 넥센 선발 밴헤켄의 구위가 뛰어났던 걸 감안하더라도 두산 타선은 4안타 1득점으로 부진했다.

두산 타선은 17일 잠실 삼성전에서도 이어졌다. 삼성 선발 고든을 상대로 5⅔이닝 동안 4안타 무득점했다. 득점권에 주자를 단 한 번도 보내지 못할 정도로 무기력했다. 불과 보름전 대구에서 삼성의 기를 사정없이 꺾어 놓았던 그 곰들이 아니었다.

두산은 최근 서울지역에 내린 비로 12일~15일까지 3경기를 연달아 쉬었다. 그로 인해 타자들의 타격감과 집중력이 동시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3번 김현수(4타수 2안타)를 빼곤 제몫을 한 타자가 없다.


자존심을 살린 사자, 이길 때가 됐다

삼성은 두산과는 다른 길을 갔다. 삼성은 이달초 3승7패로 부진할 때 바닥을 쳤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방망이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랬던 삼성 타선이 LG, 한화를 만나면서 회복 기미를 보였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방망이는 역시 믿을 게 못 된다. 타선의 기복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삼성은 17일 두산전 전까지 두산에 3승11패로 졸전을 했다. 삼성은 지난해 두산에 일방적인 강세를 보였다. 1년새 완전히 전세가 뒤집어졌다.

류 감독은 경기 전 "더 지면 우리의 자존심에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최형우는 "두산전이라고 해서 특별한 준비는 없다"면서 "그동안 우리가 너무 많이 졌다. 이제는 이길 때가 됐다. 준비한 대로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삼성과 두산 모두 이번 3연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삼성이 그 첫 번째 경기를 따냈다. 최근 두산전 4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삼성은 집중력에서 두산에 앞섰다. 1회 3안타를 집중시켜 2득점한 게 승부를 갈랐다. 이승엽이 결승 2루타를, 최형우가 중전 적시타를 쳤다. 삼성 중심타자들이 어려운 경기에서 해결사 역할을 한 셈이다.

아직 2번 더 남았다.

삼성의 두산전 경기력은 칭찬할 수준은 아니었다. 3회, 5회, 6회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도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4번 타자 박석민(3타수 무안타), 6번 진갑용(4타수 무안타) 등의 한방이 아쉬웠다. 여전히 삼성 타선은 한창 잘 칠 때의 응집력이 나오지 않았다.

또 두산은 18일과 19일 각각 삼성 킬러 니퍼트와 이용찬을 선발로 내보낼 예정이다. 둘 다 이번 시즌 삼성전 4전 전승을 거뒀다.

두산 타선은 집중력만 살리면 삼성 마운드를 위협할 힘이 있다. 삼성 타선이 니퍼트와 이용찬을 공략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두산이 17일 첫 패를 극복하고 시리즈 나머지 두 경기를 가져갈 수도 있다. 삼성은 김선우 보다 더 높은 두 산을 두고 더 집중해야 승산이 있다. 잠실=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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