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타자가 쳐 주지 못하면 승리하기 어렵다. 그래서 일부 투수들은 자신의 승수 쌓는데 큰 공을 세워준 타자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음료수나 밥 또는 술을 살 때가 있다. 이런 물질적인 보상이 아니더라도 말로라도 고마움을 전한다.
타자들의 도움이 컸다
장원삼은 이번 시즌 삼성 타자들로부터 얼마나 도움을 받았을까.
삼성 우완 선발 윤성환의 경우 장원삼과는 확연한 비교가 될 정도의 낮은 득점 지원을 받았다. 12경기 선발 등판에서 삼성 타자들은 33득점, 경기당 2.8점을 뽑았다. 장원삼 보다 무려 평균 2득점이 적었다. 이번 시즌 삼성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4.8점이다.
윤성환의 시즌 성적은 4승4패. 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33으로 장원삼(3.62) 보다 조금 낫다.
앞으로 몇 승이나 더 할까
장원삼은 이번 시즌 첫 2경기에서 2연패로 출발이 좋지 않았다. 그 뒤부터 잘 풀렸다. 5월 4연승, 6월 4승1패, 7월 3연승, 8월 2승1패로 순항했다.
이미 14승으로 한 시즌 개인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최다승은 2010년 13승이었다. 또 다승 부문에서 2위권과 3게임 차로 멀리 달아났다. 2위권에는 삼성 탈보트, 두산 니퍼트, 넥센 나이트(이상 11승)가 있다.
팀별로 40경기가 채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장원삼의 다승왕 타이틀 굳히기가 시작됐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막판 3승 차이를 뒤집기는 어렵다.
그가 꿈의 한 시즌 20승에 도달할 수 있을까. 그건 사실상 불가능해보인다. 삼성은 3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5선발 체제로 돌아갈 경우 한 투수당 6~7경기씩 마운드에 올라갈 수 있다. 앞으로 선발 등판할 때마다 승수를 챙기면 20승이 가능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장원삼의 올해 평균 승률은 8할(0.778)에 조금 모자란다.
그는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15승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15승은 코앞에 두고 있어 어렵지 않다. 장원삼이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고 타선의 도움을 받는다면 17~18승까지 가능해 보인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다승왕 타이틀은 장원삼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의 몸값은 벌써 많이 올라갔다.
포항=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