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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승왕 근접 장원삼, 타자들의 도움이 얼마나 컸나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08-15 08:49 | 최종수정 2012-08-15 08:49


프로야구 삼성과 한화의 경기가 14일 포항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장원삼이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포항=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8.14/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타자가 쳐 주지 못하면 승리하기 어렵다. 그래서 일부 투수들은 자신의 승수 쌓는데 큰 공을 세워준 타자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음료수나 밥 또는 술을 살 때가 있다. 이런 물질적인 보상이 아니더라도 말로라도 고마움을 전한다.

유독 타자들의 득점 지원이 후한 투수가 있다. 특정 선수가 선발 등판했다하면 평균 5득점을 쉽게 뽑아주는 식이다. 반대로 잘 던지고도 타자들의 방망이가 자주 침묵해 승수 쌓기가 쉽지 않은 불운한 투수도 있다.

14일 포항 한화전(6대3 삼성 승)에서 시즌 14승째(4패)를 올린 삼성 에이스 장원삼이 이런 얘기를 했다. "등판할 때마다 타자들이 너무 잘 쳐준다. 다른 투수들에게 미안할 정도다."

타자들의 도움이 컸다

장원삼은 이번 시즌 삼성 타자들로부터 얼마나 도움을 받았을까.

그가 올해 선발 등판한 경기는 총 18경기였다. 이때 삼성은 총 87득점했다. 한 경기당 4.8점을 올렸다. 거의 5득점씩을 뽑아줬다. 14일 한화전에서도 6회초 동점(3-3)을 허용했지만 6회말 공격에서 최형우가 바로 결승 홈런을 쳐주면서 분위기가 삼성쪽으로 확 기울었다. 최형우의 한방이 없었다면 장원삼의 1승도 날아갈 수 있었다. 장원삼은 이처럼 5점 이상의 다득점 지원을 받은 경기가 18경기 중 10경기나 됐다.

삼성 우완 선발 윤성환의 경우 장원삼과는 확연한 비교가 될 정도의 낮은 득점 지원을 받았다. 12경기 선발 등판에서 삼성 타자들은 33득점, 경기당 2.8점을 뽑았다. 장원삼 보다 무려 평균 2득점이 적었다. 이번 시즌 삼성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4.8점이다.

윤성환의 시즌 성적은 4승4패. 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33으로 장원삼(3.62) 보다 조금 낫다.


앞으로 몇 승이나 더 할까

장원삼은 이번 시즌 첫 2경기에서 2연패로 출발이 좋지 않았다. 그 뒤부터 잘 풀렸다. 5월 4연승, 6월 4승1패, 7월 3연승, 8월 2승1패로 순항했다.

이미 14승으로 한 시즌 개인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최다승은 2010년 13승이었다. 또 다승 부문에서 2위권과 3게임 차로 멀리 달아났다. 2위권에는 삼성 탈보트, 두산 니퍼트, 넥센 나이트(이상 11승)가 있다.

팀별로 40경기가 채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장원삼의 다승왕 타이틀 굳히기가 시작됐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막판 3승 차이를 뒤집기는 어렵다.

그가 꿈의 한 시즌 20승에 도달할 수 있을까. 그건 사실상 불가능해보인다. 삼성은 3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5선발 체제로 돌아갈 경우 한 투수당 6~7경기씩 마운드에 올라갈 수 있다. 앞으로 선발 등판할 때마다 승수를 챙기면 20승이 가능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장원삼의 올해 평균 승률은 8할(0.778)에 조금 모자란다.

그는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15승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15승은 코앞에 두고 있어 어렵지 않다. 장원삼이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고 타선의 도움을 받는다면 17~18승까지 가능해 보인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다승왕 타이틀은 장원삼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의 몸값은 벌써 많이 올라갔다.
포항=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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