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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외국인 투수 데이브 부시의 경기를 보면 가끔 안타를 맞거나 할 때 마운드의 흙을 발로 고르는 듯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마운드의 흙이 좋지 않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것이다.
그러나 부시는 예민하다. 구속이 140㎞대 초반으로 빠르지 않은 대신 다양한 변화구와 정확한 제구력으로 상대 타자들을 맞혀 잡는 스타일인 부시는 제구력 때문에 하체의 안정된 버팀이 필요하다. 그러나 시즌 중반에 온 부시는 한국 마운드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 6월 16일 처음 인천에서 한화를 상대로 던질 땐 7이닝 1실점의 호투로 승리투수가 되며 SK 마운드의 희망이 되는 듯 했다. 그런데 다음 등판인 22일 광주 KIA전도 6⅓이닝 동안 4실점(2자책)을 했다. 다행히 승리투수는 됐지만 조금 불안한 모습. 그런데 6월 28일 대구 삼성전부터 7월 17일 잠실 LG전까지 내리 4연패를 했다. 안타를 맞을 때 자주 마운드의 흙을 고르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마운드가 물러 내딛는 왼발이 미끄러져 원하는 곳으로 던지지 못했다는 항의의 모습이었다.
목동을 뺀 6개 구장에서 모두 던진 부시는 인천에서의 성적이 가장 좋았다. 3경기서 1승1패에 평균자책점 1.89. 반면 1경기씩 던진 대전과 부산에서는 5회도 던지지 못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9일 경기전 "부시가 제구력이 좋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못미치는 성적이다"라면서 "예민한 편인지 마운드 흙에 대한 불만이 많다. 흙이 그나마 단단하다는 인천에서는 성적이 좋으니 오늘은 잘던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역시 흙이 단단해서였을까. 부시는 4회초 2점을 내줬지만 6회까지 더이상 실점이 없었다. 6이닝 동안 4안타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일단 잘던져서 다행이지만 인천에서만 잘던지는 부시의 마운드 편식에 대한 이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듯하다. 로테이션상 다음 등판은 다음주 롯데와의 부산 주중 3연전 중 한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