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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넥센 히어로즈를 보면서 전반기를 떠올리는 팬들이 많다. 전반기의 히어로즈는 5할 승률(8일 현재 44승2무46패)이 무너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팀이었다. 이택근-박병호-강정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찬스 때마다 연쇄 폭발을 일으켜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부를만 했다.
8일 현재 시즌 팀 타율 2할5푼1리. 8개 팀 중 꼴찌다. 팀 타격 1위 삼성(2할7푼1리)과 무려 2푼 차이가 난다.
후반기 기록을 살펴보면, 사태의 심각성이 확연하게 나타난다. 7월 24일 광주 KIA전부터 8월 8일 원정 KIA전까지 후반기 14경기 팀 타율이 2할1푼이다. 이 기간에 4강 경쟁 상대인 KIA는 2할4푼9리, SK는 2할6푼4리였다. 7위 LG도 2할7푼2리를 기록, 히어로즈를 압도했다.
후반기 14경기에서 3~5번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타율은 2할7푼2리. 아쉽지만 어려운 가운데도 그럭저럭 제 역할을 해줬다고 봐도 될 것 같다. 특히 4번 박병호는 후반기 타율 3할5푼4리에 7홈런을 터트리는 맹활약을 했다. 타점과 홈런 모두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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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 컨디션을 보여주는 최근 6경기 타율을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4번 박병호만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한때 3할을 타율을 기록했던 톱타자 서건창은 시즌 타율이 2할7푼대로 떨어졌고, 최근 6경기 타율이 1할이다. 2번 장기영도 최근 6경기에서 시즌 타율 2할7푼을 한참 밑도는 1할2푼5리를 기록했다. 이택근이 1할, 강정호가 2할5푼을 마크했다. 이 기간 팀 타율이 1할8푼6리에 불과하다.
타격에는 굴곡이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 롤러코스트처럼 정규시즌 133경기 장기 레이스를 치르다보면 상승세를 탈 때도 있고, 고전을 할 때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후반기 히어로즈의 급격한 하락세는 풀타임 경험이 적은 주축 선수, 얇은 선수층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사태가 심각하다. 어느 정도 예정된 상황이고, 또 단기간에 후딱 근본적인 치유가 어렵다는 뜻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출범 5년 만의 포스트시즌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이다. 계기판 여기저기에 빨간 불이 들어오고 있다. 영웅들은 다시 두 팔을 번쩍 들 수 있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