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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외국인 투수 앤서니는 '굿 맨'이다. 늘 쾌활하다. 좀처럼 찡그리는 법이 없다. No가 없어 예스맨으로도 불린다.
광주구장 마운드의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타 구장에 비해 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K 마리오도 광주에서 다친 적이 있다. 지난 6월23일 광주 KIA전에서 왼쪽 다리가 마운드 흙의 움푹 패인 부분에 접지르면서 무릎 인대를 다쳤다. 승승장구하다가 에이스를 졸지에 잃게 된 이만수 감독은 격앙된 모습으로 "경기 외적인 이유로 인해 선수가 다치는 것은 팀이나 팬들에게 큰 손실이다. 감독자 회의 때 마운드와 타석 흙만이라도 단단하게 해달라고 건의했지만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 바 있다.
다행히 앤서니는 다치지는 않았다. 잇단 위기 속에서도 실점을 최소화하며 최근 꾸준했던 상승 페이스를 지켰다. 최고 시속 154㎞의 패스트볼과 137㎞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가며 버텼다. 6이닝 동안 115개로 투구수가 많았지만 그래도 선발 투수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6이닝 3안타 2실점으로 QS본능은 지켰다. 7월19일 잠실 두산전 이후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이 결과를 거꾸로 놓고 생각하면 앤서니는 진정한 에이스 반열에 올랐다고 볼 수도 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며 마운드에서 버텨낼 수 있는 힘. 그것이 에이스다.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