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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치고 있는 김태균 등과는 어렵게 승부하자고 했는데 잘 먹혀들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에 불과했지만, 직구(58개) 다음으로 많이 던진 슬라이더(41개)가 날카로웠다. 공 끝에 힘이 있었다. 간간이 섞어 던진 커브(9개)도 타이밍을 뺏는 데 좋은 역할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채병용은 "시합 전 컨디션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하지만 포수 정상호와 시합 전에 짠 전략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상호와 4할을 치고 있는 김태균 등을 피하고 다른 선수와 승부하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가족이 TV로 봤을텐데 안 아프고 던지고 있는 것만 해도 고맙다고 말하더라"며 가족을 생각하는 모습도 보였다.
돌아온 채병용은 곧바로 선발 자리를 맡았다. 선발진이 구멍나면서 갑작스레 온 기회였다. 지난달 31일 인천 넥센전에서 5이닝 2실점한 채병용은 두번째 등판에서 호투하며 SK 선발진에 숨통을 틔워줄 희망으로 떠올랐다.
경기 전 이만수 감독은 "이틀 연속 불펜투수들이 많이 던졌다. 채병용이 가능한 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확실하게 이닝을 책임지는 모습을 본 이 감독의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대전=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