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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올시즌 사도스키와 끝을 봐야 하는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2-08-02 11:14


"지금의 모습으로는 어림없다."

이쯤 되면 걱정을 살만하다. 롯데의 외국인 투수 사도스키가 올시즌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며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는 것. 롯데는 미우나 고우나 올시즌을 사도스키와 함께 마쳐야 한다.

사도스키는 1일 부산 KIA전에 선발 등판, 아쉬운 투구를 했다. 4회까지는 괜찮았다. KIA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낙차 큰 변화구가 통했다. 하지만 승리 조건을 채우기 위한 마지막 이닝인 5회 들어 급작스러운 난조를 보였다. 볼넷을 남발하며 밀어내기를 내주더니 와일드피치까지 나왔다. 심리적으로 흔들렸는지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고 김원섭에게 통한의 스리런포를 허용했다. 완전한 실투였다.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로 몰렸다. 사도스키는 그렇게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사도스키는 올시즌을 앞두고 큰 기대를 모았다. 2010년 한국무대에 데뷔한 뒤 2년 동안 각각 10승, 11승을 올렸다. 확실한 임팩트를 주지는 못했지만 꾸준함이라는 무기를 바탕으로 또다시 재계약에 성공했다. 특히 슬로 스타터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해 노력했다. 2년 동안 개막 후 4월 성적이 좋지 않았다. 올해는 오프 시즌 동안 구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체중을 증가시키는 등 변화를 모색했다. 하지만 올해도 마찬가지로 4월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문제는 3년째 한국에서 활약하다 보니 사도스키의 투구가 다른 구단 타자들에게 많이 익숙해졌다는 점이다. 사도스키는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지저분한 볼끝과 제구로 상대를 요리한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자신의 강점을 각인시키지 못하고 있다. 상대 타선이 노림수를 가지고 타석에 들어서면 속절 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우승을 위해 외국인 선수 교체카드를 꺼내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올시즌 롯데는 사도스키와 시즌을 마쳐야 한다. 외국인 선수가 포스트시즌에 뛰려면 8월15일까지 교체를 마쳐야 한다. 문제는 지난 7월24일 웨이버 공시 기간이 마감됐다는 점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웨이버 공시 기간 마감 후부터 외국인 선수 교체 마감까지 외국인 선수에 대한 임의탈퇴를 할 수 없게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결국, 만약 롯데가 사도스키를 교체한다면 다른 구단에서 사도스키와 계약할 수 있다. 사도스키에 대한 롯데의 솔직한 심정은 '부족한 면은 있지만 남주기에는 아까운 투수'라는 것이다.

사실, 롯데는 일찌감치 미국에 스카우트를 파견하는 등 외국인 선수 물색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야구에 이미 적응을 마친 사도스키를 대체할 만한 자원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내부적으로 올해는 무조건 사도스키를 데리고 시즌을 마무리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중요한건 사도스키가 내년 시즌 다시 한 번 재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더욱 각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년간 사도스키는 외국인 선수 제 1의 옵션이었다. 때문에 롯데에서는 무조건 재계약 방침을 세우고 협상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유먼이라는 거물이 나타났다. 롯데는 일찌감치 유먼과 내년 시즌 재계약을 한다는 방침을 세워놨다. 그렇게 되면 제2의 옵션은 가능성을 가진 선수를 찾아 나서는 것이 보통이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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