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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훈이형처럼 'LG 마무리가 ○○다'는 이미지 만들려구요."
봉중근의 말대로 실제 LG는 8일 경기에서 7회까지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서 있다 8회 대거 4득점하며 승부를 가져왔다. 필승조 이상열 유원상은 1점차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등판했지만, 봉중근 앞에서 경기가 기울어버렸다. 등판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게다가 봉중근은 등판간격을 조절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나갈 필요가 없다.
봉중근은 "마무리투수는 원한다고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더라. 세이브 상황이 오지 않을 때도 많지 않나. 이기더라고 크게 이기면 못 나간다. 3~4경기 못 나가는 건 순식간이더라"며 "이런 부분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요즘엔 정말 오승환 손승락 이 친구들이 존경스럽다"며 웃었다.
봉중근은 "마무리로서 블론세이브는 할 수 있다. 그걸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 수준이 갈리는 것 같다"며 "이제 이런 저런 것을 몸으로 익혀가고 있다. 선발 쪽에서는 어린 친구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연투가 되는 6월부터는 붙박이 마무리로 나서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LG 김기태 감독 역시 봉중근의 마무리 진입을 기다리고 있었다. 현재 류택현 '작은' 이병규(배번7) 등이 부상으로 빠져있고, 리즈가 2군에서 선발 복귀를 준비중이다. 리즈와 부상자들이 돌아오고, 봉중근이 마무리 보직에 고정되면 보다 빈틈이 줄어든다. 플러스 요인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이다.
봉중근은 학창 시절 '야생마' 이상훈을 보며 마무리투수에 대한 꿈을 키웠다. 어린이날 두산과의 라이벌전을 앞두고 그라운드 이벤트 땐 아예 가발을 쓰고 나와 마치 이상훈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봉중근은 이상훈 이야기가 나오자 "긴 머리를 휘날리며 직구를 꽂는. 그 공격적인 피칭에 매료됐던 것 같다. 원정 가기 전 버스 앞에서 기다려서 사인받고 그랬다"며 "이제 'LG의 마무리가 누구다', '잘하더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상훈 바라기' 봉중근의 꿈이 이뤄질 수 있을까. LG의 마무리투수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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