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2012시즌 초반 부진은 하나의 패턴을 갖고 있다. 부진이 옮겨다니고 있다. 가장 먼저 선발의 두축 차우찬과 장원삼이 무너졌다. 지금 1선발 차우찬은 중간 계투로 보직을 잠시 바꿨다. 장원삼도 중간에서 던지면서 선발 복귀를 준비 중이다. 선발에 이어 중간 불펜까지 흔들렸다. 안지만 정현욱 권 혁으로 이어지는 '안정권 트리오'가 지난해 같지 않았다. 번갈아 가면서 실점해 우려를 낳았다. 그러다 지금은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삼성은 24일까지 5승8패다. 총 133경기 중 이제 13경기를 했다. 이제 시즌의 10%가 지났고 앞으로 120경기를 더 해야 한다. 삼성은 시즌 초반 우승 후보 1순위도 이렇게 경기가 안 풀릴 수 있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한 경기를 망쳤더라도 바로 다음 경기부터 치고 올라갈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강팀이라도 항상 승리할 수는 없다. 승률이 6할 남짓이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지난해 삼성은 승률 6할1푼2리(79승50패4무)로 페넌트레이스 정상에 올랐다.
삼성은 최근 부진에서 더 나빠질 게 없다. 마운드와 일부 중심 타자들이 돌아가면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선발과 중간 불펜, 타자 쪽에선 서서히 감각을 찾아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시즌 중후반부에 이런 집단 슬럼프에 빠지는 것보다 오히려 시즌 초반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게 낫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단서가 붙는다. 슬럼프는 짧게 끊어야 한다. 제 아무리 강팀이고 시즌 초반이라지만 허점을 자주 노출하고 짧은 연패가 잦아지면 힘들어진다. 페넌트레이스가 마라톤 같이 길지만 초반부터 잽을 자주 맞으면 마지막에 가서 뒤집을 힘이 남아있지 않는 법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