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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타석 홈런 넥센 강정호, 수비 실수로 웃을 수가 없었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2-04-15 19:15


15일 오후 대구 시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넥센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2점 홈런을 친 넥센 강정호(왼쪽)가 선행주자 박병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4.15.

넥센 5번 타자 강정호(25)는 2006년 2차 드래프트 1순위로 현대(현 넥센) 유니폼을 입을 당시 포수로 뽑혔다. 그런데 정작 지금의 주전 유격수로 성장할 때까지 포수, 3루수로 두루 옮겨다녔다. 실제고 광주일고 시절 투수와 포수를 번갈아 가며 봤다. 주변에선 그런 강정호를 멀티플레이어라고 했고, 강정호는 스스로 "나는 땜방용이었다"고 했다.

강정호는 이광환 전 넥센 감독 밑에서 유격수로 성장했고, 2010년에는 태극마크를 달았고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이후 수비력이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에는 홈런 23개를 치면서 유격수로 보기드문 장타력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았다가 무너졌다. 홈런을 9개 밖에 치지 못했다.

강정호는 2012시즌을 준비하면서 5번으로 물러섰다. 선배 거포 박병호에게 4번 자리를 내줬다. 심적 부담을 들었다. 몸무게도 10㎏ 가까이 줄였다. 강정호의 별명은 '목동 나훈아'였다. 또 꽉 뀌는 유니폼을 입어 '엉덩이가 예쁜 남자'로 통했다. 그런데 지금은 얼굴선이 날렵하고 유니폼이 헐렁하다.

그런 강정호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개막 이후 7경기에서 홈런 4개를 쏘아올렸다. 홈런 부문 단독 선두다. 15일 대구 삼성전에선 시즌 첫 연타석 홈런을 쳤다. 3회 삼성 선발 차우찬으로부터 박병호의 개인 첫 만루 홈런에 이은 좌월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5회에는 권오준의 낮은 직구를 퍼올려 다시 좌측 담장을 넘겼다. 홈런 두방으로 3타점을 올렸다. 강정호는 지난 11일과 12일 SK전에서도 이틀 연속 홈런포를 터트렸다.

강정호는 "방망이에 정확하게 맞추려고 할 뿐이다. 홈런 페이스가 빠른 건 절대 아니다"면서 "타순이 5번으로 내려가서 마음이 편안하다"고 했다. 대개 선수들이 4번 타자를 맡으면 심적 부담이 크다고 말한다. 팀의 해결사로 항상 한방을 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날 강정호는 연타석 홈런을 쳤지만 수비 실수로 팀을 패배로 몰고갈 수도 있었다. 7-5로 앞선 8회 수비에서 삼성 김상수의 땅볼 타구를 1루로 높게 송구하는 에러를 범했다. 김상수가 살아나간 이후 삼성은 우동균 이승엽 최형우의 연속 3안타로 2점을 뽑아 7-7 동점이 됐다. 넥센이 연장 10회 3점을 뽑아 10대7로 승리해 강정호는 역적은 면했다. 하지만 5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간 선발 심수창의 승리가 날아가 버렸다. 강정호는 홈런의 기쁨을 드러낼 수가 없었다.

지금 국내 무대에서 강정호의 장타력이 가장 무섭다. 이날 7경기 만에 오재영으로부터 첫 투런 홈런을 친 이승엽(삼성), 홈런이 없는 김태균(한화) 최형우(삼성) 보다 강정호의 방망이가 제일 잘 돌아가고 있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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