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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5번 타자 강정호(25)는 2006년 2차 드래프트 1순위로 현대(현 넥센) 유니폼을 입을 당시 포수로 뽑혔다. 그런데 정작 지금의 주전 유격수로 성장할 때까지 포수, 3루수로 두루 옮겨다녔다. 실제고 광주일고 시절 투수와 포수를 번갈아 가며 봤다. 주변에선 그런 강정호를 멀티플레이어라고 했고, 강정호는 스스로 "나는 땜방용이었다"고 했다.
그런 강정호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개막 이후 7경기에서 홈런 4개를 쏘아올렸다. 홈런 부문 단독 선두다. 15일 대구 삼성전에선 시즌 첫 연타석 홈런을 쳤다. 3회 삼성 선발 차우찬으로부터 박병호의 개인 첫 만루 홈런에 이은 좌월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5회에는 권오준의 낮은 직구를 퍼올려 다시 좌측 담장을 넘겼다. 홈런 두방으로 3타점을 올렸다. 강정호는 지난 11일과 12일 SK전에서도 이틀 연속 홈런포를 터트렸다.
강정호는 "방망이에 정확하게 맞추려고 할 뿐이다. 홈런 페이스가 빠른 건 절대 아니다"면서 "타순이 5번으로 내려가서 마음이 편안하다"고 했다. 대개 선수들이 4번 타자를 맡으면 심적 부담이 크다고 말한다. 팀의 해결사로 항상 한방을 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국내 무대에서 강정호의 장타력이 가장 무섭다. 이날 7경기 만에 오재영으로부터 첫 투런 홈런을 친 이승엽(삼성), 홈런이 없는 김태균(한화) 최형우(삼성) 보다 강정호의 방망이가 제일 잘 돌아가고 있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