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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빅3의 대포에 관중석 떠들썩했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2-03-18 20:23


흥행은 홈런왕이 주도한다.

이같은 야구 정설이 현실로 드러났다. 올시즌 3대 홈런왕 후보들이 17~18일 주말 시범경기서 나란히 홈런을 기록하며 흥행 대박을 예고했다. 삼성 이승엽과 최형우, 한화 김태균이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서 경쟁하듯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먼저 대포를 터뜨린 것은 이승엽. 이승엽은 17일 잠실에서 LG 사이드암스로 임찬규를 상대로 5회 우중월 130m짜리 대형 투런 아치를 그렸다. 한국 복귀 후 첫 공식 경기에서 '아시아 홈런킹'다운 화력을 뿜어냈다.

최형우와 김태균이 이를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는 처지. 하루 뒤인 18일 두 후배가 보란듯 홈런을 날렸다. 김태균은 청주 경기 1회 1사 1,3루서 넥센 왼손 강윤구로부터 110m짜리 좌월 스리런포를 뽑아냈다. 김태균 역시 3년만의 국내 복귀 첫 공식 경기, 첫 타석에서 홈런왕 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최형우는 잠실에서 LG 유원상의 공을 잡아당겨 우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선배 이승엽이 보는 앞에서 지난해 홈런왕의 기세를 마음껏 떨쳐보였다.

4개월여간 숨죽이며 프로야구를 기다리던 팬들의 갈증을 달래고도 남는 '대포쇼'였다. 시범경기가 '공짜' 입장이라고는 하지만, 보통 기록적인 관중 흥행은 기대할 수 없었던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들의 홈런포를 앞세운 주말 시범경기는 이틀간 잠실과 부산, 인천, 청주에서 총 10만1351명의 관중을 끌어모았다. 종전 시범경기 개막 2연전 최다 관중 기록인 지난해 7만452명을 가볍게 경신했다. 더구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한 경기가 적은 7경기 밖에 열리지 않았다. 18일 4경기에는 5만7508명이 입장해 역대 시범경기 하루 기준, 최다 관중 기록도 세워졌다. 지난해 3월27일 4만5300명보다 약 1만3000명이 많은 수치다.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 조짐이다. 지난달 경기조작 파문으로 프로야구판은 시끄러웠던 터. 시작도 하기 전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불붙은 야구 열기를 막지는 못했다. 이승엽 최형우 김태균 등 홈런 '빅3'의 화끈한 방망이가 팬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달랬다.

이날 잠실구장의 경우 개방되지 않은 외야를 제외하고 내야 2, 3층이 거의 다 들어찼다. 이틀 연속 1만8000명 입장.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3루쪽 관중석은 물론 1루쪽 LG측 관중석에서도 환호성이 터졌다. SK-KIA전이 열린 인천에서는 전날 없었던 응원단까지 준비됐다. 북을 치고 응원단장이 단체응원을 유도하는 모습. 치어리더만 없었을 뿐이지, 응원 열기는 정규시즌 만큼 뜨거웠다.

한화의 홈인 청주구장은 최대 수용규모인 7500명이 가득 들어찼다. 다른 구장과 달리 표를 나눠줘 관중수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부산 사직구장의 경우 롯데-두산전에 첫날 1만843명, 18일엔 1만4508명이 들어서 부산다운 야구 열기를 과시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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