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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을 노리는 캔자스시티가 개막을 앞두고 큰 암초를 만났다. 포수진 공백이다. 안방을 책임져야 할 포수들이 약속이나 한듯 줄줄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고 있다.
백업 포수 매니 피나(25)가 20여일 전 무릎 수술로 재활 중인 가운데 새로 주전을 꿰찬 안방 마님 살바도르 페레즈(22)마저 쓰러졌다. 그 역시 무릎이 아프다. 페레즈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선발 투수 조나단 산체스의 워밍업을 돕기 위해 불펜에서 공을 받아주다 왼쪽 무릎에 이상을 느꼈다. 1회를 뛰고 난 뒤 절뚝거릴 정도로 통증이 악화되자 경기에서 빠졌다. MRI 결과는 반월판 연골 파열.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올시즌 첫 풀타임 주전 포수를 예약한 페레즈로서는 "첫 시즌이라 의욕적으로 준비했는데 너무나도 안타깝다"며 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불펜에서 산체스 공을 받다 무릎에 이상을 느꼈지만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몸쪽 공을 받으려 몸을 움직이는 순간 스파이크가 땅에 박히면서 무릎이 뒤틀리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페레즈의 이탈로 시즌 초 캔자스시티 안방에 비상이 걸렸다. 루키 백업 피나 역시 지난달 23일 오른쪽 무릎 반월판 연골 손상으로 수술을 받은 상황. 두달 이상 결장이 불가피 하다. 40인 로스터에 남은 유일한 백업 포수는 브라얀 페나(30) 뿐이다. 지난해 72경기에서 2할4푼8리, 3홈런, 24타점을 기록한 페냐는 7시즌 통산 2할5푼1리 12홈런, 73타점을 기록한 전형적인 백업 포수다. 캠프 초청 선수 중에서 조차 빅리그 경험이 있는 포수는 맥스 라미레즈(통산 0.217, 4홈런, 17타점) 뿐. 리빌딩을 통해 도약을 꿈꾸는 젊은 캔자스시티로서는 난데 없는 페레즈 부상으로 대체 포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셈.
지난해 8월11일 생애 처음으로 빅리그에 승격된 페레즈는 컨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39경기에서 3할3푼1리의 타율과 3홈런, 21타점을 기록했다. 루키 포수의 가능성을 평가한 캔자스시티는 지난달 28일 페레즈와 5년간 700만달러짜리 장기 계약으로 묶는데 성공했다. 팀을 이끌 주전 포수로 중용할 의지를 일찌감치 밝힌 셈. 심지어 5년 계약이 끝나는 2015년 이후 3년 연장 계약에 대한 구단 옵션도 있다. 페레즈는 2019년까지 이 모든 옵션 조건을 충족할 경우 최대 2675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