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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로 번진 승부조작 의혹, 해외 사례는?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2-02-14 14:21 | 최종수정 2012-02-14 15:16



청정지대로 느껴지던 프로야구까지 승부 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사례가 없었지만,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야구에서도 승부 조작과 관련된 사건을 찾아볼 수 있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두 차례 큰 사건이 있었다. 191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들이 월드시리즈에서 '검은 돈'에 눈이 멀어 벌인 '블랙삭스 스캔들'이 가장 컸다. 구단주가 타구단에 비해 낮은 연봉을 책정하는데 불만을 가진 몇몇 선수들이 도박사와 갱단에 포섭된 게 발단이었다. 이들이 다른 선수들에게까지 마수를 뻗쳤고, 결국 월드시리즈에서 고의적 패배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듬해 시즌 도중 승부 조작 사실이 밝혀지면서 총 8명의 선수가 영구제명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당시 팀의 원투펀치였던 에디 시카티와 레프티 윌리암스는 물론, 팀의 간판 타자였던 조 잭슨까지 전방위로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전 세계 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또한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안타 기록(4256안타)을 갖고 있는 피트 로즈는 89년, 자신이 감독을 맡고 있던 신시내티 경기를 대상으로 수년간 도박을 해온 것이 발각돼 영구제명됐다. 브로커들은 감독을 포섭해 손쉽게 승부를 조작했다. 로즈는 이 일로 영구제명 처분과 함께 영원히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지 못하는 초라한 신세가 됐다.

가까운 나라 대만의 경우에는 승부 조작 파문으로 수차례 내홍을 겪었다. 98년 스바오 이글스는 이 문제로 팀이 해체됐고, 2005년에는 두 구단에 걸쳐 총 27명이 적발돼 구속되거나 영구제명됐다. 2008년에는 신생팀 디미디어 티렉스가 중신 웨일스와 짜고 고의로 패배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다. 결국 두 팀 모두 리그에서 퇴출돼 4팀만으로 리그를 운영한 적도 있다. 디미디어는 폭력조직으로부터 사채를 썼다 아예 팀의 운영권을 빼앗겨 승부 조작의 온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프로야구는 계속된 승부조작 파문으로 관중수가 급감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대만은 중국과 함께 폭력조직에 연관된 불법도박이 성행하고 있고, 다른 리그에 비해 선수들의 연봉이 낮아 유혹이 많다.

일본의 경우에도 60년대 말 야쿠자와 관련된 선수들이 형편없는 플레이를 펼치며 승부를 조작한 게 드러나 관련 선수들이 퇴출당한 사례가 있다. 당시 신인왕 출신 투수마저 100만엔의 유혹에 상대에게 유리한 피칭을 하며 팀 패배를 주도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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