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홈런타자 아니에요."
김태균은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 투산의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 마련된 한화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뒤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승엽이형이 홈런왕을 할 것 같다. 승엽이 형이 얼마나 엄청난 타자인지 선수들은 알고 있다. 적어도 홈런 35개는 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선수끼리는 안다'는 말이 있듯, 함께 일본 무대에서 뛰어본 이승엽의 진가를 솔직히 인정한 말이다.
|
그렇게 스스로를 낮춘 김태균은 이번 애리조나 캠프에서 어느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이 "내가 나서서 말리고 싶다"고 할 정도다. 29일 훈련장에서 만난 김태균은 "이 정도 강도의 스프링캠프는 한 8년 만인 것 같다. 그래도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는 게 즐겁다"고 했다.
그렇다면 현 시점의 훈련 성과는 어떨까. 이날 투수가 직접 던지는 공과 피칭머신에서 나오는 공을 번갈아 치며 타격훈련에 몰입했던 김태균은 "현 시점에서 이 정도 페이스면 '최고'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에 대해 "홈런타자가 아니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에 대한 평가에 냉정한 김태균이다. 그런 김태균이 '최고'라고 했으니 얼마나 현재의 성과에 대해 만족스러워하는 지 알 수 있다. 자신은 아니라고 해도, 바로 이러한 성실성과 냉철함으로 무장한 김태균은 분명히 이승엽과 치열한 홈런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투산(애리조나)=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