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운동하는 게 참 편안하네요."
밝아진 표정, 적극적인 자세
최희섭의 얼굴은 확연하게 밝아져 있었다. 태도도 한층 적극적으로 변했다. 이전까지 개인을 앞세웠다면, 이제는 '팀'을 우선시한다. 이 세 가지가 여러가지 변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포인트다. 지난 1주일간 최희섭과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긴 대화를 나눈 KIA 장세홍 트레이너의 증언을 종합한 결과다.
이 기간에 최희섭은 평균적으로 하루 4시간30분씩 훈련해왔다. 매일 8시30분에서 9시 사이에 야구장에 나온다.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뒤 본격적인 훈련은 9시30분에서 10시 사이에 시작된다. 점심 식사 전까지 보통 2시간30분 가량 훈련하는 데 주요 프로그램은 웨이트 기구를 이용한 근육강화와 유산소 운동 등이다. 이어 점심을 먹은 뒤 다시 2시간 가량 훈련을 진행하면 3시에서 3시30분 사이에 공식 일정은 끝난다.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장 트레이너는 "수 년간 최희섭과 함께 운동을 해왔지만, 그 어느 때보다 홀가분하고 밝은 표정이다. 편하게 말도 많이 하고, 무엇보다 스스로 달려드는 부분이 있다. 그간 최희섭은 뭐랄까 스스로 한계를 정해두고 운동해왔다. 늘 '나는 여기까지만'하는 게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시킨대로 묵묵히 다 해낸다"고 최희섭의 변화를 표현했다.
'산'을 멀리하고, '운동장'을 가까이 하다
또 하나. 최희섭의 극적인 변화는 '산'을 멀리하게 된 것이다. 그간 매 겨울마다 '산행'은 최희섭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홀로 산을 오르며 체력을 기르고, 정신 수양을 쌓아왔다고 했다. 물론 산행은 심폐지구력과 하체 근육단련에 좋은 효과를 낸다.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장세홍 트레이너는 단언한다. "산행은 추가프로그램일 뿐이다. 야구의 필수 운동과는 거리가 멀다"
최희섭은 결국 산행을 통해 얻은 것도 많지만, 잃은 것도 많았다. 야구를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고, 또 전문 트레이너나 코칭스태프와의 대화 창구도 단절될 수 밖에 없었다. 혼자서만 산에 오르면서 팀 동료와의 커뮤니케이션 창구도 열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겨울, '돌아온' 최희섭은 산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장 트레이너는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매일 정해진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다보니 산에 가는 것보다 훈련 후 휴식이 중요하게 된 결과다.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장 트레이너에 따르면 현재 최희섭은 123㎏에 체지방률 28%를 기록중이라고 한다. 체중은 예년 이맘때와 비교해서 그다지 늘어난 수치는 아니다. 다만, 체지방은 낮춰야 한다. 이 과정이 끝난 후 2월 초순부터 최희섭은 다시 방망이와 글러브를 잡게 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