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프로야구지만 나라마다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모습은 다르다.
일본은 2월초 스프링캠프가 차려진다. 미국과 달리 선수단이 함께 숙소를 사용하는 합숙 훈련이다. 하지만 일본에 진출한 한국 선수에겐 일본도 외롭긴 마찬가지다. 외국인 선수, 즉 용병에게 거는 기대치가 있어서다.
고참에 돼 돌아온 이들은 소속 구단 스프링캠프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넘어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둘의 색깔은 같은듯 하면서도 조금은 다르다. 박찬호의 경우 아직은 팀동료라기보다는 '진객'에 가깝고, 이승엽은 후배들에게 믿음직한 '멘토'의 색깔이 짙다.
한국 나이로 마흔이 된 박찬호가 오랫동안 현역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자기 절제와 훈련이다. 애리조나 캠프에서도 박찬호는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후배들에겐 그 자체가 산 교육이다.
박찬호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야구장 안팎에서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수시로 전수해 주고 있다. 여기에 한국 야구 환경에 대한 독설도 주저하지 않는다. 특히 박찬호는 야구 인프라 구축에 대한 생각을 과감하게 밝히면서 후배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승엽은 삼성의 괌 캠프에서 '국민타자'의 명성을 재현하고 있다. 팀 내 고참인 이승엽은 동료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 스케줄을 소화한다. 현지에서 선수단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송삼봉 단장은 "이승엽 덕분에 훈련 분위기가 아주 좋다. 조금도 흐트러진 모습없이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하다. 후배들도 보고 배우는 게 많을 것"이라며 "캠프 분위기는 지난해보다 훨씬 좋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당초 이승엽을 영입할 당시 류중일 감독이 원했던 그런 모습이다. 류 감독은 "이승엽이 성적을 올려주는 것도 좋지만 지금처럼 캠프에서 후배들에게 타격 기술과 노하우, 훈련 태도 등을 보여주는 게 내가 기대했던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오랜만에 동료들과 캠프를 치르고 있는 이승엽은 "일본 진출 이후 캠프때 단 한번도 일본을 벗어나지 못했는데 괌에 오니 색다르다"며 "따뜻한 곳에서 운동하게 돼 효과가 클 것 같다. 열심히 훈련하며 완벽한 상태에서 시즌을 맞이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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