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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정대현-이승호 영입, 그리고 화끈한 연봉인상. 올겨울 롯데가 그동안 심어왔던 '짠돌이 구단'의 이미지를 확 날려버리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구단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선수들이 만족할 만한 연봉을 책정했다"고 자신감을 보여왔던 만큼 장원준, 고원준, 문규현 등 주전급 선수들이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렇게 거침 없던 롯데의 협상 행보에 마지막으로 제동이 걸렸다. 지난 시즌 가장 눈에 띈 활약을 펼친 전준우, 손아섭과의 계약이 미적지근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7일 열리는 시무식 전에 모든 계약을 마치겠다는 롯데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협상 과정을 지켜볼 때 두 사람이 서운해할 만한 부분이 있다. 일단 오릭스에 입단한 이대호를 제외하면 타격에서는 월등한 성적을 낸 두 사람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야수 고과 3, 4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위는 포수 강민호, 2위는 3루수 황재균이다. 강민호는 2할8푼9리 19홈런 66타점, 그리고 황재균은 2할8푼9리 12홈런 68타점 12도루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고과 순위에 대해 이문한 운영부장은 "고과는 타격 성적으로만 매기는 것이 아니다. 수비에 대한 공헌도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상대적으로 외야수들의 고과점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이어 "타격도 눈에 보이는 성적으로 고과가 매겨지는 것이 아니다. 결승타, 진루타 등 상황에 따라 세세하게 고과 평가가 이뤄진다"며 높은 성적이 높은 고과 점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얘기를 들은 롯데의 한 고참급 선수는 "지난 시즌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해줬던 타자가 준우, 아섭이 아닌가"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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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