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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클래스 탈출기, 어느 팀이 쓰게 될까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2-01-03 13:43 | 최종수정 2012-01-03 13:43


10개월 뒤 순위에 따라 이들의 희비가 냉정하게 엇갈리게 된다. 최종적으론 '가을잔치 참가팀'과 탈락 팀으로 나뉘게 된다. 지난달 8일 야구인골프대회에서 8개 구단 감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스포츠조선 DB

올해 'B클래스 탈출기'를 쓸 팀은 과연 어디일까.

일본프로야구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 가운데 하나가 'A클래스', 'B클래스'다. 양대 리그에 6개팀씩 있는데 상위 3팀을 A클래스, 하위 3팀을 B클래스라고 부른다. 이 개념을 차용한다면, 8개 팀이 뛰고 있는 한국프로야구도 하위 4팀을 B클래스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A클래스는 곧 포스트시즌 진출을 의미한다.

지난 시즌에는 두산, LG, 한화, 넥센이 B클래스였다. 이들 가운데 올해 어느 팀이 4강 진입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까.

먼저, 역으로 'A클래스에서 내려앉을만한 팀은 어디인가'라는 질문부터 던져볼 수 있다. 삼성, 롯데, SK, KIA가 대상이다. 답이 잘 안나온다.

전년도 우승팀 삼성은 이승엽의 가세로 전력이 일정 부분 강화됐다. KIA는 근본적으로 재능있는 자원을 갖춘 팀이라 작년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분명 있다. SK는 선수들의 기본기가 탄탄하며 최근 몇년간 잇달아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FA 시장이 열렸을 때 투수 파트에서 이승호와 정대현을 잃었으니 전력 감소 요인은 있다. 롯데는 이대호를 일본으로 보냈고 장원준이 군복무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대신 투수쪽에선 이승호와 정대현의 가세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상위 4개팀의 면면을 봤을 때 콕 집어서 '추락할 팀'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전년도에 4강에 든 것 자체로서 이미 '착시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전력면에선 전병두와 고효준마저 이탈한 SK가 쉽지 않은 한해를 보내게 될 것이고, KIA와 롯데는 가능 순위 스펙트럼이 넓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이 지난해 갑자기 성적이 추락했다. 지금 봤을 땐 '역시 강팀'이란 생각이 드는 A클래스 멤버 가운데 한 팀 정도는 B클래스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높다.

B클래스를 탈출할 수 있는 팀은 어디일까. 하위 4팀 가운데에선 한화가 변수가 매우 큰 팀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태균이 돌아왔고, 류현진은 작년보다 싱싱한 어깨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박찬호가 실질적인 전력 상승 효과를 가져올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대신 최근 1,2년간 성장한 젊은 투수들이 돋보인다. 상하위권 순위를 두루 겪을 수 있을만한 '불확실성이 큰' 조건이다.


LG는 가능 순위의 스펙트럼이 넓은 편은 못 된다. 9년간의 실패가 있었으니 올해 '지상 최대 과제'가 4위라고 봐야 한다. 조인성 송신영 이택근이 빠져나가면서 당장 현실적인 전력 손실이 발생했다. 리즈 박현준 주키치 등 10승대 선발투수가 3명이고 후반기에 봉중근이 재활에서 돌아온다는 게 희망적이다. 4월 한달을 어떻게든 5할 승률로 버티는 게 LG의 과제다. 설령 그보다 단기 성적이 좋아도 길게 보면서 호흡조절을 해야 할 팀이다.

두산은 '최하 5위'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하다. 최근 10년간 2002년과 2003년을 제외하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없었던 팀이다. 게다가 최근 몇년간 보여준 플레이 수준을 봤을 때, 현재로선 B클래스 탈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이라고 여겨진다. 물론 이또한 '착시현상'일 수도 있다. 신임 감독 체제라는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 지가 중요하다. 넥센은 현실적으로 A클래스로 올라설 가능성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더욱 강력한 '고춧가루 부대'가 될 가능성은 농후하다. 이택근에게 50억원을 투자한 결정이, 선수들의 의욕을 불러일으킬지 아니면 상대적 박탈감을 가져올 지가 변수가 될 듯하다.

역사를 통해 B클래스 팀들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전년도 4강팀이 이듬해 4강으로 고스란히 이어진 경우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최소 1개 팀이 클래스를 바꿨다. 반면 2000년대 들어 전년도 4강팀 가운데 이듬해 최대 변동은 2팀이었다는 것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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