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KIA 투수진의 2012년 희망과 불안요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12-29 14:58 | 최종수정 2011-12-29 14:59


동전의 앞뒷면 처럼 희망과 불안은 서로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2012년 KIA 투수진에 대한 전망이 꼭 그렇다. 내년 시즌 팀 전력의 핵심이 될 투수력이 어떤 힘을 갖게 될 지 미지수다. 마무리 캠프와 괌 재활캠프를 통해 나타나고 있는 KIA 투수진의 희망과 불안요소들을 살펴보자.

희망의 증거, 돌아온 영건들

선동열 감독은 지난 11월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에서 치러진 마무리 캠프를 결산하면서 팀의 새로운 컬러로 '지키는 야구'를 선언했다. 삼성에서 첫 선을 보였던 '지키는 야구'의 근간은 바로 강력한 투수력, 특히 불펜의 힘에 있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 감독이 "지키는 야구를 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만큼 불펜 강화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자신감의 가장 큰 원동력은 김진우의 부활에 있다. 지난 4년간 야구장 밖을 떠돌다 올해 야구계에 복귀한 김진우는 방황의 시간만큼 정신적으로 성장해있었다. 4년간의 공백을 메우려는 각오를 다진 김진우는 마무리 캠프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구슬땀을 흘렸고, 결국 캠프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워낙에 신체조건과 자질이 뛰어났던 김진우이니만큼 내년 시즌 불펜에서 중책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선 감독 역시 신인 시절 '제2의 선동열'로 불렸던 김진우의 재기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김진우가 스프링캠프를 통해 전성기의 기량을 회복할 수만 있다면 KIA 불펜은 한층 단단해질 수 있다.

'10억원 사나이' 한기주도 복귀 대열의 중심에 서 있다. 2009년 시즌 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2년 만에 1군에 복귀한 한기주 역시 제 기량만 회복한다면 선발이나 불펜 어디에서든 주축 투수가 될 수 있다. 지난달 중순 오른쪽 손가락 염증제거 수술을 받은 한기주는 "2012년이야말로 진짜 복귀시즌"이라면서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진우-한기주 듀오의 재기야말로 KIA의 가장 큰 희망요소다.

불안의 그림자, 가정과 현실은 다르다


하지만, 희망만을 이야기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우선 김진우와 한기주의 경우, '재기'를 100% 확신할 수 없다. 불확정성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두 선수 모두 잠재력이나 기량은 월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실전 경기에서 이런 숨겨진 기량이 전부 발휘될 수 있느냐는 미지수의 영역이다. 두 선수 모두 올시즌 막판에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 투입된 바 있다. 재기 가능성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지만, 만족할만큼의 모습은 아니었다. 때문에 이번 겨울과 내년초 스프링캠프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다른 불안요소도 있다. 올해 중반 이후 현격한 기량저하 추세를 보인 손영민과 유동훈 등 사이드암스로 투수들이 내년에 어떤 모습을 보일 지다. 이들은 5~6월에는 2점대의 방어율을 보이며 팀의 필승계투로 활약했지만,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급격히 무너졌다. 이들이 만약 올해 5~6월 수준의 모습을 회복한다면 KIA 마운드는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원포인트나 필승계투로서 특이한 투구 유형의 이들은 매우 큰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구위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KIA는 여전히 불안한 불펜으로 인해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이들에게 역시 스프링캠프는 중요하다. 구위 하락의 직접적 요인이 체력 저하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결국 캠프를 통해 풀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힘과 구위를 찾는 것이 숙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