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산이 남았다. 봉중근의 연봉에 신연봉제의 향방과 선수단의 사기가 달렸다.
처음으로 윈 셰어(Win Shares, WS)를 기존 고과 산출방식과 함께 50%씩 반영하기로 한 지난해, 봉중근은 2000만원이 오른 3억8000만원에 사인했다.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선발로테이션을 지킨 유일한 투수였지만, 인상폭은 크지 않았다. 2010년 봉중근은 178⅓이닝을 던지면서 10승9패 방어율 3.58을 기록했다.
올시즌에는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3월 시범경기 도중 왼 팔뚝에 통증을 호소한 뒤 재활에 들어갔고, 5월1일 마운드에 복귀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4경기서 1승2패 방어율 4.96에 그친 채 미국으로 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았다.
봉중근의 연봉은 선수단 사기에 미칠 영향도 크다. 지난해 신연봉제의 충격은 컸다. 박명환의 연봉이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90% 삭감되고, 오지환이 2400만원에서 325% 상승해 1억200만원을 받게되면서 LG 선수단에 경종을 울렸다. 연공서열이 파괴되고, 누구에게나 억대연봉의 기회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실 2010시즌부터 LG 선수단은 매월 자신의 WS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 성적대로라면 연봉이 인상되는지, 삭감되는지도 알 수 있었다. 한차례 연봉협상을 체감한 뒤, 올해는 분위기가 더욱 달라졌다. 팀 분위기가 망가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보통의 선수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최선을 다했다. 예전보다 개인훈련 시간이 늘어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봉중근의 연봉계약도 내년 시즌 LG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투수들의 경우 '팀을 위해 공을 던지는 것'과 '몸을 아끼는 것' 사이에서 고민할 수 있다. 구단에서 확실하게 방향성을 제시해주어야만 한다. 실제로 신연봉제 첫 시행 후, 야수에 비해 대우를 받지 못한 투수들의 불만이 컸다.
사이판에서 재활중인 봉중근은 "스프링캠프 시작까지 귀국은 없다"고 선언했다. 연말을 반납하고 따뜻한 사이판에서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LG는 이번주 초 협상 담당자를 사이판으로 보낸다. '작은' 이병규, 서동욱, 정의윤 등 다른 재활조와의 협상도 있지만, 메인은 역시 봉중근이다. 봉중근이 귀국하지 않기에 어떻게든 사이판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 봉중근의 내년 시즌 연봉은 얼마가 될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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