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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이승호에 이어 FA 투수 정대현까지 잡아내며 이번 스토브리그의 승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 총액 62억6000만원을 투자하며 정수근, 이상목(이상 은퇴)을 영입한 것과 2009년 두산에서 홍성흔을 데려온 것을 제외하면 스토브리그에서 조용했던 롯데지만 이번 겨울 행보는 파격 그 자체다. 만약 이대호가 100억원에 롯데와 사인을 했으면 사상 최대의 돈잔치를 벌일 뻔 했다.
계약시점을 떠나 궁금한건 롯데가 어떻게 미국으로 향해있던 정대현의 마음을 돌렸냐는 것이다. 배 단장은 "우리도 처음엔 정대현이 볼티모어로 갈 줄 알았다. 하지만 25인 로스터 확정이 아니면 계약을 안하겠다는 정대현의 말을 듣고 현지 상황을 파악한 후 우리가 영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정대현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하루에 한 통씩 전화를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정대현이 지난 7일 입국한 후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매일 통화를 하며 설득을 한 끝에 협상 타결 가능성이 생긴 12일 밤 곧바로 이문한 운영부장이 계약서를 들고 인천으로 달려갔다. 정대현은 계약 후 "미국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롯데의 적극적인 공세에 마음이 흔들렸다"는 정대현의 소감이 롯데가 어느정도로 정대현에 정성을 쏟았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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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로 떠났지만 이대호에게 보인 성의도 예상 외였다. 사실 야구계에서는 "롯데가 많아야 80억원 정도를 이대호에 제시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조기에 협상이 끝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이대호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롯데가 첫 협상테이블에서 10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이었다. "롯데의 성의에 너무 감사하다"고 이대호가 말했을 정도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