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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김사율, 그가 괌으로 날아간 이유는?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2-14 09:48 | 최종수정 2011-12-14 09:49



롯데의 새로운 캡틴 '율판왕' 김사율은 12일 괌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프로야구 선수가 1년 중 유일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12월이기 때문에 가족여행을 떠난 것이었을까. 아니다. 김사율 홀로 출국장을 빠져나갔다. 그가 혼자 괌으로 떠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김사율은 현재 괌에서 한창 개인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팀 공식 훈련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훈련을 위해 사비를 털었다. 보통 아픈 곳이 있는 선수들이 재활을 위해 따뜻한 나라로 가는 경우는 있었지만 김사율은 현재 특별히 아픈 곳도 없다. 이례적인 행보다.

훈련을 마쳤다는 김사율과 연락이 닿았다. "괌까지 간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내년 시즌 살아남으려면 쉴 시간이 없다"며 웃었다. 그리고 이내 괌 훈련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진지하게 설명했다. 김사율은 "개인적으로 풀타임으로 두 시즌을 보낸 후 세번째 시즌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이어가야 팀에 확실한 믿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내 개인도, 팀도 지난 두 시즌 모두 4, 5월에 좋지 않았다. 내년에는 시즌 초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훈련 스케줄을 짰다. 이왕 훈련하는거 환경이 좋은 곳에서 확실하게 몸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주장으로서의 책임감도 언급했다. 김사율은 이번 시즌 주장을 맡았던 홍성흔에 이어 선수단 투표로 새롭게 롯데를 이끌 주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솔직히 책임감이 느껴진다. 주장은 말로만 팀을 이끌 수 없다. 개인성적이 따라줘야 팀을 잘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며 실력으로도 팀의 선봉에 서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팀의 주장이자 마무리 투수로서 FA를 통해 영입된 정대현과 이승호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양승호 감독은 정대현 영입 후 "스프링캠프를 거쳐야 하겠지만 우리 팀 마무리는 김사율"이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이에 김사율은 "난 마무리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작 몇개월의 성적으로 내가 롯데의 마무리라고 스스로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보직에 상관없이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마음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정대현 선배, 이승호가 온 것은 오히려 나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훌륭한 투수들을 보고 배우는 것만으로도 내 자신이 한 단계 올라설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김사율은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사율은 2009년 1세 연하 권연임씨와 결혼한 후 슬하에 딸 효주를 두고있다.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마음에 걸리는건 딱 하나다. 가족들이다. 시즌 중에 함께 해주지 못해 미안했는데 비시즌 개인훈련까지 오게 돼 미안한 마음이 크다"는 김사율의 목소리에서 아쉬운 마음이 그대로 묻어났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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