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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박찬호 특별법' 낙관한 이유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12-13 12:42


13일 오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11년 제7차 이사회가 열렸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박찬호의 국내복귀와 아시아시리즈 개최 및 임원선출에 관한 사안이 공식 안건으로 다뤄졌다. 이사회에서 박찬호의 국내복귀가 결정된 가운데 한화 이글스 정승진 사장이 취재진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1.12.13.


이른바 '박찬호 특별법'이 마침내 통과됐다.

13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 결과를 지켜보던 한화 구단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전날 김태균 입단식에서 만난 한화 정승진 사장과 노재덕 단장 등 한화 관계자들은 '박찬호 특별법'에 대해 일찌감치 낙관하고 있었다.

두 가지 믿는 구석이 있었다. 첫째 '과연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냐'는 것이었다.

한화 구단은 '박찬호 특별법'에 대한 명분을 대승적인 차원에 뒀다. 박찬호 영입을 전력강화 수단이 아닌 국가적 자원에 대한 예우임을 강조했다.

KBO 이사회가 열리기 전 한화 구단이 파악한 '반대파'는 2개 구단 정도였다. 하지만 이들 구단이 강력하게 반대하지 못한다는 게 한화의 판단이다.


왜냐하면 여론의 역풍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야구를 위해 헌신한 선수가 고향에 와서 마지막을 준비하겠다는데 이를 저지하는 것처럼 비쳐지면 야구팬들의 비난이 쏟아질 게 불보듯 뻔했다.

박찬호의 경기력과 개인적 성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때 한국야구를 세계에 알렸던 선수 박찬호에 대한 동정여론은 훨씬 많았다.

한화 관계자는 "만약 이사회에서 특정구단의 반대로 '박찬호 특별법'이 무산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해당 구단은 야구팬들의 뭇매를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믿는 구석은 실행위원회 결과였다. KBO는 한화 구단의 공식 요청에 따라 지난달 2일 9개 구단 단장단이 참가하는 실행위원회를 열고 '박찬호 특별법'을 논의했다.

당시에는 박찬호를 내년 시즌 뛰게 하는 것에는 합의가 됐고, 신인 지명권 등 '조건부'에 대해서는 같은 달 8일 사장단 간담회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실행위원회에서 이미 한화 구단이 요구한 '박찬호 특별법'은 사실상 통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열린 사장단 간담회때 배포된 회의자료라는 보고서 형식의 문건을 보면 '실행위원회는 박찬호는 내년 시즌 조건없이 한화의 선수로 뛰는 것에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KBO 이사회는 최종 의사결정기구이지만 보통 실행위원회에서 긍정적으로 결정한 내용이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프로야구 현장을 직접 챙기는 최고 책임자인 단장들이 야구 실정을 보다 잘 알고 결정한 안건이 이사회에서 제동이 걸리면 실행위원회의 존재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13일 이사회도 일부 '조건부' 반대의견도 있었지만 다수의견에 의해 실행위원회의 긍정적인 검토를 통과시킨 것이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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