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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새 유니폼을 받아든 윤지웅은 담담했다.
윤지웅은 집으로 돌아가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어차피 똑같이 야구하는 것이라고 '쿨'하게 생각을 정리했다. 먼저 소식을 알고 있었던 부모님도 "야구는 네가 제일 잘 하는,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다. 유니폼만 바뀔 뿐 어차피 야구하는 것은 똑같다"며 다독여줬다.
윤지웅은 이튿날 아침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왔다. 오전 11시쯤 잠실구장에 들어섰다. 새로운 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유니폼을 지급받은 뒤 사진도 찍었다. 무슨 느낌이 들었을까. 그는 "유니폼 재질부터 다르더라. 처음 만지자마자 '아, 내가 정말 이적했구나'라는 실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래도 금세 평정을 찾았다. 윤지웅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갈 때 유니폼을 바꿔 입지 않나"라며 "이번에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한학년 진급하는구나'라는 느낌이었다"고 고백했다.
윤지웅은 이날 오후 다시 부산으로 내려갔다. 목동구장에 들러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이날이 넥센의 공식 휴식일이라 무산됐다. 윤지웅은 "감독님이나 코치님들께 전화는 드렸지만, 직접 만나 인사드리는 게 도리인 것 같다. 며칠 뒤에 (박)병호형 결혼식 때 올라와서 제대로 인사드릴 생각"이라고 했다.
자신을 보호선수에서 제외한 넥센에 아쉬움은 없어 보였다. 그는 "내가 더 잘했으면 군대와 상관없이 포함됐을 수도 있다. 내가 못한 것이다. 이제 막 적응된 팀을 떠나는게 아쉽지만, (손)승락이형이 해준 '헤어지면 어디서든 또 만나게 된다'는 말을 생각하니 괜찮더라"며 웃었다.
입대 전까지 개인운동도 게을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자신을 투수로 만들어준 동의대 이상번 감독과 함께 훈련할 예정. 윤지웅은 "2년 동안 경찰청에서 완전히 달라져서 돌아오겠다. 경험도 쌓고, 살도 찌워서 힘도 붙일 것"이라며 "기술적 부분은 물론이고, 강해진 정신력을 만들어 돌아오겠다. 2년 뒤 LG 유니폼을 입고 1군 마운드에 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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