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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한화 구단에서도 류현진이 참가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으나 참가신청 마감을 앞두고 한 번 출전해보고 싶다며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몇개월 안돼 갓 100타를 깬 초보였지만 입담은 프로였다.
'오늘 목표 타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99타"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지난달 초 100타의 벽을 깼으니 현실적인 답변이었다.
하지만 재치 넘치는 부연설명이 압권이었다. "제가 배번이 99번이잖아요. 그러니까 배번에 딱 맞춰야죠."
류현진은 이날 대회에서 이루고 싶은 소박한 바람도 밝혔다. "제발 (타구가)옆으로 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보내는 데에만 집중하겠습니다."
이어 시타식을 앞두고 류현진의 말솜씨는 절정에 달했다. 이호준(SK), 서재응, 김상현, 윤석민(이상 KIA) 등 선배들과 한자리에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던 류현진은 골프판의 새로운 신조어를 소개하며 웃음바다를 선물했다.
이호준이 "골프를 본격 시작한지 몇 개월 안됐는데 100타를 깼으면 잘치는 거다"라고 칭찬하자 류현진은 "그래도 아직 '계백장군'입니다"라고 응수했다.
'계백장군'? 골프 전문가가 아닌 선수들은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자 류현진의 설명이 뒤따른다. "계속해서 백타친다고 계백장군이랍니다."
장수의 풍채를 가진 류현진에게 '계백장군'이라는 수식어는 안성맞춤이었다.
한편, 류현진은 파란색 바지에 빨간색 상의를 갖춰 입는 패션감각을 자랑해 눈길을 끌었다. 태극문양을 상징하는 것으로 국가대표 투수라는 의미를 담은 게 아니냐는 호평까지 받았다. 가평 베네스트GC=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