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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구단 NC의 피치 못할 무보수 훈련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2-06 14:47


김경문 NC 감독이 지난 10월11일 강진캠프 첫날 훈련을 앞두고 선수단에게 당부의 말을 건네고 있다. 사진제공=NC다이노스

돈도 안 받고 훈련한다?

외인구단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신생구단 NC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NC 선수단은 현재 제주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0월10일부터 시작된 강진 가을캠프를 마치고 지난달 21일부터는 제주도로 캠프를 이동했다. 바닷바람이 매섭지만, 체력보강훈련을 진행하고 연습경기를 치르며 뜨겁게 겨울을 나고 있다.

NC 선수단이 소집돼 훈련을 시작한지 어느새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신생구단이라는 특수성 탓에 일찍 훈련에 돌입했다. 신인 선수들이 많고, 나머지도 프로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기 때문. 프로에서 뛰기 위해 기본기부터 다듬고 있다.

독특한 점은 이들이 '무보수'로 훈련중이라는 것이다. 야구규약 제67조[참가활동기간]에는 '참가활동보수의 대상 기간은 매년 2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10개월간으로 하고 10회로 분할하여 지급한다'고 되어 있다. 12월과 1월이 비활동기간으로 불리는 이유다.

보통 1월 중순부터 구단별로 스프링캠프를 떠나기는 하지만, 이 기간 선수들에게 지급되는 월급은 없다. 또한 8개 구단 중 12월에 공식적인 훈련 계획을 가진 팀은 없다. 마무리훈련은 11월로 종료되고, 12월엔 재활중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재활캠프가 진행되는 정도다. 하지만 NC는 12월 중순까지 캠프를 진행한다. 두달이 넘는 시간동안 월급도 받지 않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일단 신인선수와 프로 미지명 군제대 선수들은 계약금을 지급받았다. 올시즌까지 소속팀이 있었던 2차 드래프트 지명자나 방출선수들은 원 소속구단에서 급여를 받았다. 하지만 운동을 쉬다가 트라이아웃을 통해 새 출발하게 된 선수들은 아직 월급을 받지 못했다.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NC 선수들이 아직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정식선수로 등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선수 등록은 절차상 내년 초에 진행된다. 아직 정식선수 신분이 아니기에 NC가 연봉을 지급할 수도 있지만, NC는 현재 규약에 따라 2월부터 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 내년 시즌 원활한 급여 지급을 위해서도 어쩔 수 없었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선수들은 없을까. 방출생들의 경우 당장 생계가 신경쓰일 수도 있다. 하지만 NC는 선수들이 개인돈을 지출하지 않도록 작은 용품부터 사소한 경비까지 일체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강진캠프 도중 선수단 사기 차원에서 격려금을 지급했다. 사실 강진캠프 내내 야구 외에 할 것이 없어 격려금을 쓸 일도 없었다고 한다. 선수단 구성부터 훈련하는 모양새까지 여러모로 외인구단 같은 NC지만, 선수단의 열정만큼은 그 어떤 팀보다 뜨거워 보인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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