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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진우, '재기상'을 소망하는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12-04 13:06


6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KIA-SK전에서 KIA 김진우가 8회 등판해 SK 타자들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광주=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2011,10,06

"다시 일어섰다는 인정을 받고 싶어요."

이제 그에게서 과거의 치기어린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 명예롭지 않던 별명, '풍운아'는 사라지고, 이제는 넘어져도 벌떡 일어서는 '오뚝이'라고 불러야 할 때가 됐다. KIA 김진우가 '재기'에 대한 뜨거운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오랜 시간 불명예스럽게 야구계를 떠나있던 김진우는 지난 6월 중순 극적으로 야구계에 돌아왔다. 하지만, 과거의 전력 때문에 그의 복귀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얼마 못가 또 팀을 이탈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4년 만에 다시 프로야구계로 돌아온 김진우는 달라져있었다. 과거 팀에 누를 끼친 점을 진심으로 반성하며 묵묵히 땀을 흘렸다.

당장에 과거 전성기 때의 모습을 회복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데뷔 시절 '선동열 후계자'로 불렸던 그 '가능성'만큼은 확실하게 보여줬다. 직구 구속도 140㎞대 후반까지 나왔고, 특히 타자를 꼼짝 못하게 하는 '최동원표 커브'의 위력은 변함없었다. 김진우의 진가는 포스트시즌에 윤곽을 드러냈다. 지난 10월11일 SK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때였다. 6회초 2사 만루의 위기에 등판한 김진우는 최고 147㎞까지 나온 직구와 폭포수같은 커브를 앞세워 3⅓이닝을 단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날의 투구로 인해 내년 시즌의 전망을 밝게 했던 김진우는 선동열 감독의 부임이후 재기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월 한 달간 미야자키 휴가시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에서 누구보다 성실한 모습으로 훈련을 소화해내며 선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은 것. 선 감독이 마무리캠프를 결산하며 김진우의 성장을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정도였다.

그렇게 조금씩 전성기를 향해 전진하고 있는 김진우에게는 요즘 작은 소망이 하나 생겼다. 바로 연말 시상식에서 '재기상'을 받는 것. 김진우는 "특별히 상에 욕심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재기상은 한 번 받았으면 좋겠다. 내가 열심히 해서 나아졌다는 것을 모든 분들이 인정해준다는 의미가 담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시상식에서 재기상 후보에 올라있는 김진우는 "솔직히 다른 후보들에 비해 올해 보여준 것이 적은 게 사실이다. 후보에라도 올라있는 것이 참 감사하고 기쁘다. 수상 가능성이 희박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욕심도 생긴다"며 수줍게 웃었다.

김진우가 개인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02년 최다탈삼진상(177개) 1회 뿐이다. 만약 김진우가 올해 '재기상'을 받게 된다면 9년 만의 수상이 된다. 김진우는 "상 욕심을 내기보다는 내년에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하다. 흔들리지 않고, 남은 스프링캠프도 열심히 해서 꼭 재기에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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