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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섰다는 인정을 받고 싶어요."
당장에 과거 전성기 때의 모습을 회복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데뷔 시절 '선동열 후계자'로 불렸던 그 '가능성'만큼은 확실하게 보여줬다. 직구 구속도 140㎞대 후반까지 나왔고, 특히 타자를 꼼짝 못하게 하는 '최동원표 커브'의 위력은 변함없었다. 김진우의 진가는 포스트시즌에 윤곽을 드러냈다. 지난 10월11일 SK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때였다. 6회초 2사 만루의 위기에 등판한 김진우는 최고 147㎞까지 나온 직구와 폭포수같은 커브를 앞세워 3⅓이닝을 단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날의 투구로 인해 내년 시즌의 전망을 밝게 했던 김진우는 선동열 감독의 부임이후 재기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월 한 달간 미야자키 휴가시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에서 누구보다 성실한 모습으로 훈련을 소화해내며 선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은 것. 선 감독이 마무리캠프를 결산하며 김진우의 성장을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정도였다.
김진우가 개인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02년 최다탈삼진상(177개) 1회 뿐이다. 만약 김진우가 올해 '재기상'을 받게 된다면 9년 만의 수상이 된다. 김진우는 "상 욕심을 내기보다는 내년에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하다. 흔들리지 않고, 남은 스프링캠프도 열심히 해서 꼭 재기에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