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일전' 앞두고 비장감 감돌았던 삼성 덕아웃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11-29 21:32


29일 대만 타이중 국제구장에서 2011 아시아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결승전을 앞두고 삼성 선수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타이중(대만)=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한-일전에서 이기면 전국민의 기쁨이고, 패하면 전국민의 슬픔 아닌가."

삼성 류중일 감독은 29일 대만 타이중 국제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아시아시리즈 결승전을 앞두고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한 개 받았다. 그 질문은 "이번에 치른 한국시리즈 최종전을 앞뒀던 느낌과 지금의 느낌은 어떻게 다른가"였다. 류 감독은 지체 없이 대답했다. "우승의 여부를 떠나 한-일전 아닌가. 단순히 팀의 우승이 걸렸던 한국시리즈와는 또 다른 기분"이라고 진지하게 설명했다. 류 감독은 이어 "지금까지 모든 스포츠 종목이 마찬가지였다. 일본을 상대로 승리하면 전국민의 기쁨이고, 패하면 전국민의 슬픔이었다"라며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꼭 승리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삼성 선수들은 평소와는 다른 진지한 표정으로 훈련에 임했다. 지난 예선 3경기에서는 밝은 분위기 속에 훈련을 진행하던 모습과는 영 딴판이었다. 바장감마저 묻어났다. 훈련을 마친 후 덕아웃에 들어가는 선수들에게 취재진이 쉽사리 말을 걸기 힘들 정도였다.

소프트뱅크 역시 결승전을 앞두고 진지하게 훈련을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소프트뱅크 아키야마 고지 감독은 타자들의 타격훈련 처음부터 끝까지 배팅케이지 뒤에 자리하며 유심히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하는 모습이었다. 훈련 중 호주 언론이 소프트뱅크 홍보팀을 통해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홍보팀은 "훈련중"이라며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훈련과 경기준비에만 매진하겠다는 뜻이었다.

대만 퉁이의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관중은 아니었지만 양팀에 보내는 응원의 열기도 뜨거웠다. 3루측 삼성 응원석에서는 대만 현지의 삼성전자 임직원과 교민들이 경기장을 찾아 열띤 응원을 보냈다. 한국에서처럼 응원가를 부르는 등 전문적인 응원은 아니었지만 북 장단에 "대한민국"을 외치며 삼성을 응원했다.

1루측 소프트뱅크 응원석에는 남녀 각각 1명씩의 소프트뱅크 열성팬이 응원을 주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북과 나팔을 이용, 일본프로야구 특유의 응원을 선보이며 소프트뱅크 응원단으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타이중(대만)=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