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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타자로 내보내주셔서 감사하다. 꼭 보답하고 싶다."
이런 그가 처음 이름을 알린 건 2008년 개막 후 세번째 경기였다. 4월1일 목동 한화전에서 데뷔 첫 안타로 우리 히어로즈(현 넥센)의 창단 첫 승을 이끌었다. 그것도 끝내기 안타였다. 하지만 짧고 강렬했던 그 순간 이후, 그의 이름은 또다시 잊혀졌다. 그의 프로생활 처음이자 마지막 안타였다.
2년여의 시간 동안 공익근무를 한 조평호는 올해 6월 소집해제됐다. 그동안 복귀를 기다리며 틈틈이 몸을 만들어왔다. 평일에는 야구할 환경이 되지 않아 퇴근 후 체력과 근력을 기르는데 집중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8월 정식선수로 등록돼 다시 그라운드에 섰다. 1군서는 5경기서 5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2군에서 4번타자로 15경기에 나서 홈런포 3개를 쏘아올릴 정도로 업그레이드된 파워를 과시했다.
조평호는 2차 드래프트 다음날인 23일 일본에서 귀국해 24일 NC의 제주도캠프에 합류했다. 넥센 마무리캠프서 내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 훈련 이틀째인 26일에는 경찰청과의 연습경기에 4번-1루수로 선발출전했다. 자신에게 쏠린 눈이 부담스러워서일까,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조평호는 연습경기를 마친 뒤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넥센 마무리캠프서 몸을 만들고 와 바로 기용해주신 것 같다. 안타를 하나라도 쳤어야 되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곧이어 "난 긴장한 줄 몰랐는데 넥센서 함께 온 (허)준이형이 '너 왜이렇게 긴장했냐'고 말하더라. 처음이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위축된 것 같다"며 웃었다.
조평호는 자신에 대한 기대도 알고 있었다. 그는 "김경문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께서 좋게 봐주신 데 감사드린다. 몸집이 커서 그렇게 보신 것 같은데, 꼭 보답하고 싶다"면서 "4번타자로 내보내주셨는데, 여기에 대해 욕심이 안 난다면 거짓말일 것 같다. 팀에 보탬이 돼 'NC의 조평호'라는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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