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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삼성에는 이승엽이 필요하다.
반면 소프트뱅크는 아시아시리즈 개막 며칠 전까지 재팬시리즈를 치렀다. 체력적인 면에선 삼성이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경기 감각 측면에서 소프트뱅크는 리듬을 유지한 반면 삼성은 그러기 힘들었다. 삼성은 첫날 호주 대표팀인 퍼스와의 경기에선 그럭저럭 타선이 제몫을 했다. 근본적으로는 퍼스의 수비력과 전체적인 짜임새가 떨어졌기 때문에 얻은 승리였다. 이튿날 소프트뱅크와의 경기에선 밑천이 드러난 모양새였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처음부터 예선 소프트뱅크전은 버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차우찬 안지만 윤성환이 전력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모든 경기를 필사적으로 치를만한 투수력을 갖추지 못했다. 일단 퍼스를 잡고, 예선 세번째 상대인 퉁이를 꺾은 뒤 결승전에 올라 소프트뱅크와 진검승부를 펼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다보니 26일 소프트뱅크전에선 초반에 기선을 제압당한 뒤 계속 끌려가는 모양새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승엽이 조만간 삼성으로 컴백한다. 이번 아시아시리즈를 치르면서도 삼성은 '이승엽이 있었으면 상황이 달라졌을텐데'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을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이승엽이 타선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상대 마운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같은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타자들이 얻게 되는 심리적 효과도 클 것이다. 이승엽 최형우 박석민이 하나로 묶이게 되면 단순히 타자 세명의 합이 아닌 그 이상의 효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아시아시리즈는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떠나 다음 시즌을 바라봤을 때,
역시 삼성에는 이승엽이 필요하다는 게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