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FA 12년, 99년 그 첫해에는 무슨 일이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1-11-24 13:32


볼티모어 입단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정대현. 스포츠조선DB

FA시장에 김동주만 남았다. 이대호는 일본 오릭스 입단이 확정적이다.

이번 FA시장, 가장 큰 특징은 '프렌차이즈 스타들의 대탈출'이다. 조인성과 임경완이 각각 LG와 롯데에서 SK로 옮겼다. SK 이승호는 롯데에 둥지를 틀었다. 올해까지 SK에서 뛰었던 정대현은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와 게약을 앞두고 있다.

99년말, 첫 FA 계약이 있었다. 그로부터 12년의 시간이 흘렀다. 몸값은 대폭 올랐고, 계약형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번 FA시장은 그런 면에서 또다른 변화의 시작처럼 보인다.

잠시 시간을 되돌려 보자. 첫 FA 시장이 열렸던 99년, 그 때는 어땠을까. FA역사의 시작은 이랬다.

첫 다년계약의 탄생

99년말, 5명의 선수가 FA신청을 했다. 송진우 이강철 김동수 송유석 김정수였다.

그리고 그 해 11월26일, 새로운 시대의 막이 오른다. 송진우가 한화와 첫 다년계약을 했다. 3년에 최대 7억원. 계약금은 2억5000만원, 연봉은 1억3500만원. 10승 이상 올리면 인센티브 1500만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99시즌 송진우의 연봉은 8100만원이었다. 말그대로, 그 때로서는 대박이었다.

프로야구 계약의 역사가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이후 송진우는 FA로 3번이나 재계약에 성공했다. 2003년에는 3년간 18억원, 2006년에는 2년간 14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특히 2006년에는 구단에 백지위임장을 던지는 배짱도 과시했었다.


또 다른 역사, FA의 이적

사실 이 때부터 탬퍼링(사전접촉)의 의혹이 제기됐었다. 이강철, 김동수와 삼성이 사전접촉했다는 뒷이야기들이 들렸다. 어쨌든 둘은 각각 해태와 LG에서 삼성으로 옮겼다. 3년에 똑같이 8억원의 조건이었다

이 중 김동수의 계약이 눈길을 끌었다. 당시 김동수는 이홍재씨를 에이전트로 선임했다. 선수계약에 개입한 첫 에이전트였다. 그 때 우선협상에서는 LG가 2년에 4억5000만원을 제시했다. 김동수측은 3년에 7억원 요구했다. 합의가 안됐다. 그 뒤 삼성에서 이홍재씨와 접촉, 도장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 계약은, 구단측 반격의 빌미가 됐다. '에이전트, 다년계약, 옵션계약'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당시 규약이었다. 결국, 바짝 달궈진 판에 이사회가 열렸다. 12월1일이었다. 이 자리에서 LG가 김동수의 삼성이적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그 결과 보상규정이 강화됐다. 원래는 '해당 선수 연봉의 150%와 25명의 보호선수를 제외한 선수 중에 1명만 보상'이었다. 보상금액을 연봉 150%에서 200%로 인상시켰다. 또 에이전트 계약을 불인정, '김동수는 4일까지 LG와 재협상을 하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김동수의 마음은 굳어진 상태였다. 결국 삼성으로 갔고, FA의 다년계약은 1년 계약으로 수정됐다.

괘씸죄와 트레이드

김정수와 송유석의 FA신청은 의외였다. 구단에서는 괘씸죄를 적용했다. 우선협상기간 동안 계약을 하지 않았다.

그 후 둘에 대한 타구단의 입질도 없었다. 해를 넘겨 2000년 1월31일, 계약 마지막 날이었다. 이날까지 도장을 찍지 못하면 끝이었다. 그해 선수로 뛸 수 없었다.

송유석은 원소속팀 LG와 힘겹게 도장을 찍었다. 1년에 7500만원이었다. 그리고는 그 해 3월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김정수는 끝까지 속이 타들어갔다. 송유석의 계약 발표 뒤에도 원소속구단인 해태에서 아무 연락이 없었다. 결국, '계약후 트레이드'라는 구단의 방침에 따라 구원(?)을 받을 수 있었다. 김정수는 역시 그 해 3월 SK로 옮겼다. 지금은 규약상 FA 계약후 1년간은 트레이드를 할 수 없다. 하지만 당시에는 가능했기에 나타난 편법이었다.

FA 12년, 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