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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으로 옮긴 이택근, 불뿜을 준비 돼 있다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1-11-21 12:42 | 최종수정 2011-11-21 14:27


이택근(31)이 전격적으로 넥센행을 결정했다. 올해까지 LG에서 뛰었던 이택근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승엽과 김태균에, FA 최대어인 이대호까지 시장에 나오면서 이택근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택근은 20일 넥센과 4년간 총액 50억원이라는 역대 FA 두번째 큰 규모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프로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친정팀인 넥센에서 그의 가치를 인정하고 대박 계약을 안겨준 것이다.

독특한 스윙

이택근의 타격 자세는 독특하다. 오픈스탠스를 취하면서 왼 무릎 앞쪽이 투수쪽을 향하고 있다. 가슴을 열어놓고 치는 듯한 자세다. 준비 동작 때 방망이의 위치는 포수쪽으로 45도 각도로 누워있다. 보통의 타자들은 방망이를 지면과 수직으로 세워 타격자세를 취하는 것과 대조된다. 하지만 여기엔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 이택근은 준비동작에서 그대로 배트가 나온다. 스윙 궤적은 최단 거리가 된다. 따라서 빠른 공에 대처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또 쓸데없는 곳에 힘을 낭비하지 않기 때문에 타구에 힘이 실린다. 이택근의 타구가 빨랫줄처럼 뻗어나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잡동작이 없다보니 배트 컨트롤 능력도 좋다.

이 같은 스윙의 밑바탕은 하체의 힘이다. 오픈 스탠스로 공을 치기 때문에 히팅 포인트가 다른 타자들보다 뒷쪽에 있다. 자칫 투수의 구위에 밀릴 가능성이 높은 동작이다. 이를 커버하기 위해선 하체의 턴이 좋아야 한다. 평소 이택근이 하체 훈련에 힘을 쏟는 이유다.

수비 및 주루

이택근은 프로 입단 당시 포지션이 포수였다. 하지만 현대 시절 1루수로 전향했고, 이후 외야수까지 영역을 넓혔다. 뒤늦게 포지션을 바꾼 것 치고는 괜찮은 수비 실력을 자랑한다. 외야에선 빠른 발 덕에 수비 영역이 넓다. 그래서 중견수를 주로 본다. 중견수를 맡는 또다른 이유도 있다. 아무래도 수비 경력이 짧다보니 휘어져 가는 공에 약하다. 좌, 우익수를 보면 휘어져 나가는 공이 많다. 수비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 선택한 포지션이 바로 중견수다. 포수를 봤던만큼 어깨는 강한 편이다. 송구에 문제가 있지는 않다. LG 이적후엔 주로 1루수를 맡았다. 1루 역시 나쁘지 않은 수비 실력을 자랑했다. 정작 본인은 중견수를 더 편하게 생각한다.

이택근은 주루 실력도 갖추고 있다. 2009시즌엔 무려 43개의 도루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도루 욕심은 없다. 다만 꼭 필요한 순간에 질주 본능을 과시한다. 최근엔 허리 부상이 잦아 도루를 자제하는 편이다.

몸상태와 내년전망은


최근 2년동안 허리 부상으로 고생했다.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허리 부상에 고생했다. 올시즌 역시 허리 때문에 2군에 내려간 바 있다. LG에서 성적을 내야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그래서 비시즌 과도한 훈련을 소화한 게 큰 이유였다. 올해는 패턴을 바꿨다. 요즘은 요가를 배우고 있다. 웨이트트레이닝이 아닌 부드러운 요가 동작으로 몸의 유연성을 기르고 있다.

내년 시즌 이택근은 본인이 말한대로 마음이 편한 곳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넥센이라는 팀이 당장 성적을 내야하는 팀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부담감은 덜하다. 따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야구를 한다면 최근 2년보다는 훨씬 좋은 모습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것으로 예상한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FA를 선언했던 이택근이 내년부터 넥센에서 뛰게 됐다.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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